[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세계질서를 잠재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카터 장관은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군사적 충돌과 핵무기에 대한 느슨한 태도 등을 사례로 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군사력 증강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AP통신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8일간의 아시아 지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카터 장관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가진 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이와같은 언급하면서 "미국은 우방을 보호하기 위해 창조적인 방안들(creative ways)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특히 러시아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러시아가 바다와 공중, 사이버 공간에서 “도전적인 행동들(challenging activities)”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모스크바의 핵 무력 과시”라며 “러시아 지도자들이 과연 전략적 안전성(strategic stability)에 대한 의지를 지니고 있는지, 핵무기 사용 반대와 관련된 규범을 존중하고 있는지, 핵무기 시대 지도자들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보여준 신중함을 존중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겨냥한 이런 발언은 이제까지 이제까지 없었던 강력한 내용들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러시아와의 열전은 물론 냉전도 원치 않는다. 우리는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실수도 하지 않을 것” 이라며 “미국은 우리 자신과 우방의 이익, 원칙에 입각한 국제질서, 그리고 우리의 긍정적인 미래를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카터 발언은 러시아가 다시 강대국으로서의 힘을 과시하기 시작하고, 중국이 기존 미국의 영역까지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카터는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강압으로부터의 자유, 국가 자주권에 대한 존중, 항행의 자유 등은 보호돼야 하고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나 중국이 그런 질서를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두 나라는 이에 대해 다른 도전(different challenges)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러 영역에서 미국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는 북극 지역에서 구 소련시대에 사용하던 군사기지 10개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들 기지들은 1991년 냉전시대의 종식과 함께 문을 닫았던 곳이다. 러시아는 또한 미국 해안까지 접근하는 장거리 항공정찰기의 가동 횟수를 늘리고 있다.
카터는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개입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시리아의 내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면서도 “푸틴이 시리아에서 벌이고 있는 작전의 목표에 대해 충분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접근 방법은 트랙을 벗어났다”고 평가절하했다.
AP통신은 러시아와 중국의 이런 도전에 맞서 미국은 잠수함 및 폭격기 탑재 핵무기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등을 최신형으로 개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터는 “우리는 러시아의 도발에 대비해 무인 시스템과 새로운 장거리 폭격기, 전자기 레일건(electromagnetic railgun), 우주 및 사이버 전쟁, 그리고 여기서 내가 밝힐 수 없는 놀라운 몇 가지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관련해서 카터는 중국이 "아시아의 미래에서 유일하고도 가장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the single most player)"라고 말했다. 카터는 지난 5일 남중국해 상의 핵 추진 항공모함 USS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 탑승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킨 바있다.
그는 “떠오르는 파워로서 중국의 야망은 날로 커질 것이며 군사력도 근대화 현대화 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과연 중국이 평화와 안전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