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15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김태욱, 다시 가수…떠나 보고 알았네 아름다운 시절

URL복사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웨딩사업으로 성공한 CEO 김태욱(46)이 수트가 아닌 카고 바지를 입고 후드 티셔츠를 걸친 채 11년 만에 가수로서 무대에 올랐다.

김태욱은 2일 서울 홍대앞 롤링홀에서 열린 싱글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 쇼케이스에서 "코디네이터도 필요 없다고 했다.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멋있는 옷을 입고 나왔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1991년 가수로 데뷔해 '개꿈'으로 인기를 모은 김태욱은 다섯 장의 앨범을 냈으나 2000년 성대 신경마비 장애 판정을 받고 잠정 은퇴했다. 이후 사업가로 웨딩시장에 뛰어들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통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번 타이틀곡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회사 아이패밀리SC의 작곡가 출신 직원 이종현이 작곡하고 김태욱이 작사한 정통 발라드다.

이날 목소리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으나 김태욱 특유의 내뱉는 창법은 여전했고, 한 음절 한 음절의 끝은 날카로웠다. 지금까지 5장의 앨범을 낸 김태욱은 가장 진심이 배인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스물한살 때 데뷔를 했으니 그 때는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진정성이랄까…. 그런 부분은 별로 보이지 않았지. 이번에는 내 심정을 꾸미지 않았다. 잘 보이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담았다."

날것의 정서를 담고 싶었다는 마음이다. "오랜만에 녹음을 해보니 기계 같은 걸로 마음대로 (노래의 질을) 조정할 수 있더라. 근데 그게 MSG처럼 느껴졌다. 잘하든 못하든 기본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 내 심정이었다."

특히 사장과 직원이 협업해서 만든 곡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회사에 작곡자의 꿈을 안고 상경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작곡자가 되지 못하고 7년 전에 입사를 해서 차장까지 승진한 친구가 있다. 이 친구랑 저녁 술자리에서 꿈 이야기를 하다가 그의 히스토리를 듣고 술 한 잔한 김에 '그래, 나중에 보자'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심신이 힘들 때 음악이 위로가 돼 준 것이 반영이 됐다. "외부에서 볼 때는 성공한 벤처 사업가다. 유명한 여배우(채시라)랑 결혼해서 살고. 그러다 보니 밖으로 표현되는 것이 행복하고 사업 잘 하는 그런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여름부터 정신적인 맷집이라고 할까, 그런 부분과 체력이 안 좋았다. 병원에 가도 재충전이 되지 않고. 배터리가 다 닳은 거다."

앞서 김태욱은 이미 고생을 했다. 1998년 병원에서 성대 마비로 말을 못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성대를 따라 다른 부분에도 마비가 오리라는 판정을 받은 그는 2000년 채시라와 결혼한 뒤 웨딩 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했다.

 "그 때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 때 이상으로 이번 여름에 많이 힘들었다. 회사의 비전을 세우면서 책임감과 무게감도 더 들고. 내가 상처나 그런 것에 약한가 보더라. 병원에 가보니 3, 4개월 간 무리를 해서 대장 혈관이 다 터졌다고 했다. 방황도 많이 했다. 퇴근하다고 하면서 속초에 가고 한강에서 헤매기도 하고."

그런데 어느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가수 김현식(1958~1990)의 '내 사랑 내 곁에'가 빛이 됐다.

 "목소리를 잃은 후로 음악과 애써 이별했다. 사랑할 수 없는 여자 같은 것이니 내 마음에서 버렸다. 그런데 김현식 선배의 '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를 듣는 순간 위로가 되더라. 이열치열이라고, 아픈 것보다 더 아픈 노래를 들으니 위로가 됐다. 치유가 되는 것 같고. 그러면서 음악이라는 것에 대해 새로 마음을 열게 됐다. 음악에는 의학이나 과학으로 풀지 못하는 위대한 힘이 있다."

이번 싱글에 커플링 곡으로 함께 실린 연주곡 '속초에서 만들었던 노래'는 방황하던 김태욱이가 어느날 속초에서 소주를 마신 뒤 취했을 때 자신 안에 있는 '진짜 김태욱'을 만나 만든 노래다.

 "내 안의 김태욱이는 행복하지 않더라. 삐친 모습으로, 화가 난 모습으로 보고 있더라. 16, 17년 만에 현실의 김태욱과 대화를 하니 노래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목소리에 장애가 있지만 이 노래로 가요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닌, 나도 누군가에게 비타민이 되는 노래를 만들었으면 했다."

유독 '자신은 한 물 간 가수'라는 말을 수차례 되뇌인 그는 "지금은 목소리가 많이 나아져서 20% 정도 회복했는데 내가 좋아하고 의미가 있는 일에 도전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역시 비타민처럼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노래 제목 속 그대는 채시라(47)를 특정한 것은 아니다. "채시라가 노래에 스며들면 힘들다"면서 "(채시라가) 예전에 했던 노래는 마니아 쪽 음악이라고 했는데 이번 노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겠다고 했다"며 즐거워했다.

결국 '그대'는 "꿈꾸고 있고 해보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간절함을 담은 것"이라며 "어느 상황에 대한 팩트가 아니라 자기 마음 속에 생각나는 그 사람"이라고 전했다.

11년 만에 발매한 앨범 '담백하라'에 실린 '아빠의 자장가' 속 주인공인 딸로 인해 음원으로 음악이 유통되는 구조를 명확히 알았다는 그는 이번 곡은 이벤트가 아니라며 "앞으로 라이브 공연도 많이 하고, 진정성을 담을 곡이 있으면 또 앨범도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신이 앨범을 낸다는 인터넷 기사 댓글의 악플 중 다른 건 신경이 쓰이지 않았지만 '장애인이 무슨 앨범을 내냐'는 비아냥에는 가슴이 아팠다. "처음엔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니, 연습을 해서 이걸 개성으로 승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소리 안 듣도록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앨범을 낸다는 소식을 듣고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연락이 많이 왔지만 "예전 최고의 스타는 가수였는데 이제 TV를 보니 노래는 본인의 캐릭터를 알리기 위해 만드는 것 같다"며 "이 시대 트렌드라 욕할 수는 없지만 가수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 같아 쪽팔린다"고 여겼다.

 "차라리 그렇게 (방송활동을) 하지 말고 15세 때 밴드 활동을 했던 방식으로 라이브 무대에 많이 서고 기본 원칙, 즉 음악에서 벗어나는 건 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숨은 곳에서 라이브를 많이 할 거다. 그리고 회사 밑에 직원들이 사용하는 카페가 있는데 그곳을 라이브홀로 만들 생각이다. 회사 라이브 밴드 동아리가 공연할 수 있고, 인디 밴드 중에서 진정성이 있지만 무대에 서지 못하는 친구들도 세우고 싶다. 그런 것이 진정한 소통이 아닌가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 선배로서 그런 활동을 할 예정이다. 원칙을 벗어나지 않고 내 안의 김태욱의 모습을 기록해 소통을 통해서 진정성을 찾고 싶다."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의 첫 노랫말은 "김현식의 노래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다. "어제(11월1일)가 김현식 선배님 25주기였다. 노래를 내기 전에, 이제는 신비주의에 싸여 있는 (김현식과 전성기를 함께 한 동아기획 대표) 김영 사장님을 찾아갔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제는 선배님의 기일을 조용히 넘긴다고 하더라. 이번 곡이 김현식 선배님을 추모를 하거나 기리는 곡은 아니지만…. 전인권 선배님도 최근 활동을 많이 하고. 그 분들을 그리워하는 대중이 여전히 있을 텐데 이런 곡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정치,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 최소한으로 완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민생·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패널 100여명과 함께하는 디지털 토크 라이브를 열고 "정치가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를 최소한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실현 가능한 현실적 정책들을 함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불평등 때문에 매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국민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게 경제 문제다. 먹고사는 게 힘들면 정말 피곤하다"고 했다. 지역균형 발전 방안을 두고는 "수도권 집값 때문에 시끄러운데, 사실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자영업 비율이 엄청 높은데, 최저임금도 못 버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요새 빚 때문에 더 난리인데, 금융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보다 좀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선진국은 못 갚은 빚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은 오는 10월 18일(토)부터 19일(일)까지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을 개최한다. ‘상상바람’은 지난해 진행된 ‘언더브릿지 상상게더링’에 이어 도심 속 일상 공간인 안양천을 시민들의 상상과 제안으로 창조적 공유지로 확장하고,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안양천에 상상의 바람이 분다면, 도시 수변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출발해 도시의 일상 공간에서 문화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계와 움직임을 만들어가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생활예술, 식물, 웰니스를 주제로 큐레이션 돼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예술정원 체험마켓, 안양천 프로젝트 ‘DO LAB’이 만드는 팝업 스튜디오 ‘다리밑 스튜디오’, 예술정원크루가 제안하는 모이고 흩어지는 이동식 예술정원 ‘이야기 정원’으로 구성된 △디자인파크, 수변을 따라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모바일 DJ 사운드부스, 영등포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우리동네자전거’의 △자전거 수리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시민들의 걸음과 몸짓으로 함께 만드는 퍼레이드인 △안양천 문화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디지털 약자들의 정보격차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 업무부터 병원 예약, 대중교통 이용, 행정 서비스까지 해결되는 시대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정보활용 취약계층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곤 한다. 각종 기관의 창구 업무는 줄어들고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자정부, 모바일뱅킹, 온라인쇼핑, 스마트농업 등 대부분의 사회·경제 활동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다. 하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고루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뿐 아니라, 전업주부, 저학력자, 농촌 거주자, 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정보 불평등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단순한 ‘기술 접근’의 문제가 아니다. 기기 사용 능력의 부족, 낮은 디지털 문해력, 인프라 격차, 생활환경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활용 능력이 결여되면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은 물론, 경제 활동, 교육 기회, 복지 접근까지 제한받는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 중장년층 여성이나 농민, 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