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금융 지도를 바꿔놓게 될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신청이 1일 마감되면서 은행명(가칭)과 컨소시엄 구성원 등이 베일을 벗었다. 카카오가 중심인 '한국카카오은행', 인터파크 연합군인 '아이뱅크(I-BANK, 가칭)', KT가 대주주인 'K-뱅크' 등이 3파전의 주인공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선봉에 서고 금융사와 유통, 핀테크 기업 등이 뒤를 받치는 형태인 3개 컨소시엄은 각자 다른 경쟁력을 내세우며 '1호 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을 노리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3개 컨소시엄들은 각각 주요 주주와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인터파크 그랜드 컨소시엄의 경우 'I-BANK'라는 명칭으로 빅데이터 기술과 오픈 플랫폼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2억명에 달하는 컨소시엄 참여사 고객과 150만 사업자의 거래정보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중간 수준의 신용도를 가진 고객에게 기존 금융권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해 주고, 소상공인에게는 가맹점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KT컨소시엄은 'K-뱅크'를 통한 '열린 금융'을 내세웠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쉽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복잡한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계좌 개설이나 송금 등이 가능하도록한 '심플뱅킹'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로 이름을 정한 카카오 컨소시엄은 중국계 자본인 텐센트가 참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인터넷은행을 시작한 중국기업을 끌어들여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37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익숙한 핀테크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모바일 특화에 방점이 찍힌 카카오뱅크는 강력한 플랫폼에 다양한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해 모바일 은행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들 중 누가 첫 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이 될지는 연말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3곳 가운데 최소 1곳은 고배를 마시게 된다. 금융위는 예비인가 대상을 1~2곳으로 한정했다.
승자의 핵심 요건은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전체 평가 항목 중 '혁신성'에 25%를 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3개 컨소시엄에 대해 10월 한달간 심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대주주 적격성과 영업내용 및 방법의 적정성 등을 심사한다. 이후에는 금융위의 평가가 진행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약 3개월간 심사를 진행해 12월쯤 1~2곳에 예비인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