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8월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에 내준 대출 잔액이 1320조원대에 올라섰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과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을 합한 잔액은 132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은행 가계대출은 609조6000억원으로 한달 전에 비해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8조5000억원), 6월(8조1000억원) 증가폭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 8조5000억원, 5월 7조3000억원, 6월 8조1000억원, 7월 7조4000억원으로 나타나는 등 고공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8월까지의 증가액은 4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연중 증가액인 37조3000억원보다 벌써 10조원 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낮은 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빚을 내 주택을 거래하는 가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600건으로 2006~2014년 8월중 평균 거래량인 4800건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6조1000억원 증가한 45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지난 4월 8조, 5월 6조3000억, 6월 6조8000억, 7월 6조5000억원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 가계의 기타대출 잔액은 휴가철 자금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1조7000억원 증가한 156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도 크게 불어났다. 8월 은행의 기업대출은 6조원 늘어난 714조5000억원으로 전월(4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은 7000억원 증가한 165조5000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5조3000억원이 늘어나 549조1000억원에 달했다.
은행 수신은 14조4000억원 늘어나 전월(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건설사의 공동주택용지 분양과 관련된 신청 자금이 일시적으로 유입돼 수시입출식 예금이 12조4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자산운용사 수신은 1조7000억원 증가로 전월(13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금융권의 단기 자금이 인출되면서 머니마켓펀드(MMF)가 3조8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는 각각 2조1000억원, 40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