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최근 소비와 고용이 증가하면서 우리 경제가 2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부진 등으로 광공업 생산이 감소하는 등 여전히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유가하락 및 시추선 인도연기, 임시공휴일에 따른 조업감소, 텐진항 폭발 등 특이요인이 작용하면서 전년동월대비 14.7% 감소했다. 이는 전년도 감소폭 3.4%에 비해 4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전월비 19.0%)·반도체(4.7%) 등을 제외한 대부문의 품목에서 감소했다. 지역별로도 대미국 수출이 4.4%, 대중국 수출이 8.8% 빠지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
이같은 수출침체는 광공업생산 축소로 이어졌다. 7월 광공업생산은 전자부품 재고조정 등의 이유로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전년동월로 치면 3.3%가 줄었다.
전자부품이 전월보다 8.2%, 기계장비가 5.2%, 통신·방송장비가 11.0% 각각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통신·방송장비(-29.4%), 금속가공(-8.0%), 전자부품(-7.0%) 등 감소폭이 컸다.
이에 따라 7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7%로 전월 75.2%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했다.
설비투자지수는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은 크게 줄었다. 7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6월 4.2%에서 1.3%, 건설투자는 4.3%에서 0.8%로 각각 낮아졌다.
기재부는 "기업심리 소폭 개선 등은 향후 설비투자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제조업 평균가동률 하락 등 제약요인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의 경우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나란히 상승하면서 서민가계를 옥죘다. 8월 주택시장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0.3%씩 상승했다. 8월 물가는 근원물가가 2%대 상승세를 지속했으나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하락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0.7% 상승에 그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감을 완전히 떨쳐 내지 못했다.
국내금융시장은 상황이 더 안좋았다. 중국증시불안, 위안화 절하, 미국 금리인상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환율은 원·달러, 원·엔 모두 상승했다. 그나마 소비와 고용이 소폭 증가하면서 경기회복을 기대케 했다. 7월중 서비스업생산 증감율은 전월 -1.5%에서 1.7%, 소매판매는 -3.5%에서 1.9%로 각각 반전되면서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7월 고용시장도 제조업 고용이 늘면서 취업자가 32만6000명에 달했으며, 전월 증가폭도 2만1000명에서 12만2000명으로 5배가 늘었다. 하지만 기재부는 메르스로 위축됐던 내수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소비 및 기업심리 개선이 아직 미흡하고 중국 증시불안,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대외 위험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래의 경기를 예측하는 7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보합에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등 재정보강 조기집행, 코리아그랜드세일 확대, 소비활성화 등 내수회복 노력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부문 구조개혁도 가속화하겠다"며 "중국불안, 미 금리인상 관련 불확실성 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 및 국내외 경기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필요시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