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뉴 삼성물산'이 9월 1일 출범함에 따라 누가 합 삼성물산을 이끌어갈 실질적 리더가 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분간 조직 안정을 위해 4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지만, 올해 연말 삼성 그룹 사장단 인사를 거치면서 삼성물산의 얼굴이 될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뉴 삼성물산은 1일 합병 종료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튿날인 2일 합병법인의 첫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선출한다.
초대 이사회 의장에는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장이 CEO 4명 가운데 선임자다. 이사회를 마치면 서초사옥에서 비공개 내부 행사로 통합 삼성물산 출범식을 연다.
삼성물산은 통합 후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등 4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사장단 인사 이후 단독 대표이사 체제나 2인으로 구성된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4인 각자 대표이사 중 1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삼성물산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도 현재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과거에는 권오현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윤부근 사장이 소비자가전(CE) 부문, 신종균 사장이 IT·모바일(IM) 부문을 책임지고 있지만, 권오현 부회장이 부품(DS) 사업을 맡으면서 법률과 행정상 대표 업무를 맡으면서 사실상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난항을 겪을 당시 최선봉에서 주주설득 작업에 나선 최치훈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 사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을 지내다 2007년 삼성전자에 영입됐다. 최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유창한 영어 실력과 외국에도 폭넓은 인맥을 확보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엘리엇 사태에서도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과 접촉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최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부회장 승진설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친 윤 사장도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소액주주들과 연일 접촉하며 합병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윤 사장은 197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1988년 경영지원실 재경팀 경영지원그룹장을 맡은 후 줄곧 재무와 관리 부문에서만 일했다. 2000년에 경영지원팀장 상무로 승진했고, 2년 간격으로 전무와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뉴삼성물산이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만큼 재무 분야의 전문가인 최 사장과 윤 사장이 실질적인 리더로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통합 삼성물산이 승계와 지배구조 이슈가 맞물려 있는 만큼 누가 이끌어갈지가 중대한 관심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