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유가 하락과 중국의 경기 둔화, 그리스 위기 등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2분기 세계 경제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나라가 속출했고, 우리나라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에 그쳤다.
글로벌 거시경제지표 분석 기관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www.tradingeconomics.com)는 20일 올해 세계 각국의 2분기 성장률을 공개했다.
우리나라의 2분기 성장률은 0.3%에 그쳐 지난해 4분기(0.3%)에 이어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 1분기(0.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꺾이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요국들의 2분기 지표도 타격을 받았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과 신흥국들의 성장세가 부진했다.
중국(+1.7%)의 성장세가 기대치에 못미쳤고 러시아(-1.29%), 브라질(-1.60%) 등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싱가포르(-4.0%), 대만(+0.68%), 홍콩(+0.4%), 필리핀(+0.3%)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성장률도 전 분기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2.3%·연율 기준)이 비교적 선방했지만 유로존(+0.3%)은 전 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정체됐다. 일본(-0.4%)의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시장에서는 세계 경제 '9월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3분기와 4분기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는 전문가 의견과 현재 성장 추세 등을 고려해 한국의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을 0.96%와 0.49%로 예상했다. 이 경우 지난해 2분기이후 7분기 연속 0%대 성장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또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5% 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4분기 성장률 전망치(+0.49%)는 일본(+0.70%), 대만(+0.94%), 싱가포르(+1.50%)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의 여파로 소비와 서비스업 마저 침체되면서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4%로 내렸다.
지난 1월 말까지 3%대 중반을 유지했던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2% 대 중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가 급락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10개국 가운데 특히 한국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