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 명예회장이 1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에 CJ그룹이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남인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고개를 떨군 채 흐느꼈다고 전해졌다.
14일 CJ그룹은 이맹희 명예회장이 이날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현지 시각 오전 9시39분께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맹희 명예회장은 2012년 폐암 2기 판정을 받고 일본에서 폐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림프절로 전이돼 그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투병 생활을 해왔다.
이 명예회장은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7자녀 가운데 장남이자 이재현 CJ 회장의 아버지다. 장례식은 CJ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대학병원에 마련된다. 장례위원장은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맡는다.
이재현 회장은 장남으로서 상주를 맡게 된다. 그러나 빈소에 상주하며 조문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태다. 이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모두 1657억원을 탈세·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1, 2심 재판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건강 상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기한을 거듭 연장하며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그는 신장이식수술 이후 급성거부반응, 수술에 따른 바이러스감염의 의심 증상, 유전적인 질환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 질환 등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빈소에 상주하며 조문을 받기는 어려울 듯 하다"고 밝혔다.
이날도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접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부친 임종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에 비통해 했다고 전해졌다.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주거지가 서울대병원으로 제한된 상태다. 장례식장도 그가 머무는 서울대병원으로 정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장지 이동 등 서울대병원 밖으로 나가기 위해선 대법원 재판부에 거주지 제한 변경 요청을 해야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가족 대표로 이맹희 명예회장을 운구해오는 역할도 차남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맡는다. 그룹 측은 중국 비자가 나오는 대로 이재환 대표 내외와 손경식 CJ 회장이 베이징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