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전주교도소에서 귀휴를 나간 뒤 9일째 행방이 묘연했던 무기수 홍승만(47)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남경찰청은 29일 오후 4시20분께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서장가마을에서 200m 떨어진 뒷산에서 홍씨가 나무에 자신의 하의로 목을 맨 채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오동욱 강력계장은 “발견 당시 홍씨는 파란색 계열 티셔츠와 속옷 하의만 입고 있었다”며“지문감식 등 공식적인 신원 확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인상착의를 봤을 때 홍씨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변모(78·여) 할머니가 거주하는 장마면의 한 사찰에서 머물렀으며 27일 오전 10시30분께 사찰 뒷산을 바라보며 “등산을 가도 되겠다”며 나간 후 종적을 감췄다.
당시 안경을 쓰고 파란색 상·하의 운동을 입고 있었다. 홍씨는 사찰에 모자와 파란색 티셔츠, 메모지 3장, 현금 80만원이 든 가방을 남겨 뒀다.
메모지에는 '어머니, 형님, 누님, 막내동생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씨(펜팔 여성과 같은 이름) 먼저 갑니다. 그 누구도 원망하지 말자. 세상에 사랑에 아등바등 구걸하지 말자. 조용히 가자.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라는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과 지인 4명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홍씨는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장마면의 한 사찰에서 머물렀으며 27일 오전 10시30분께 사찰 뒷산을 바라보며 "등산을 가도 되겠다"며 나간 후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도주생활이 힘들고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한 뒤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홍씨는 지난 17일 전주교도소에서 귀휴 중 21일 오후 4시까지 복귀하지 않고 연락이 끊긴 뒤 서울과 강원 동해, 부산, 경남 양산 등에서 행적이 확인됐다.
홍씨는 지난 25일 오후 양산 통도사에서 우연히 만난 변 할머니에게 “사찰에서 며칠만 지낼 수 있게 해달라”며 부탁해 시외버스를 타고 창녕에 왔고 다시 택시를 타고 사찰에 도착했다.
하지만 사찰에 머무르던 남자가 등산을 간 후 사흘째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할머니는 사위 박모씨(54)를 통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유서 형태의 메모지를 발견한 경찰은 홍씨가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350명의 경력과 대구교정청 교도관 140명 등 490명을 동원해 사찰 인근 야산을 수색한 끝에 홍씨를 변사체로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