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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가계부채 폭탄, 위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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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38조5000억원으로 그 전년도 증가액의 2.8배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증가분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했다.

소득 낮을수록 담보대출 늘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의하면, 소득이 낮을수록 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데, 소득 하위 계층의 부채 증가는 소득 상위 계층의 부채 증가에 비해 주택 등 자산에 투자되기보다 부족한 생계비 등으로 소비돼 버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득이 낮을수록 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 동안,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 가구의 담보대출은 78.3%나 늘어나 소득분위별 계층 중 담보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5분위 가구의 담보대출은 14.9% 늘어나 소득분위별 계층 중 담보대출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더욱이 이러한 저소득층의 담보대출 증가세는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1년 사이에, 소득 1분위 가구의 담보대출은 29%나 늘어난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담보대출은 3.1% 늘어나는데 그쳤다. 저소득층의 담보대출은 이처럼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신용대출은 도리어 줄어들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 동안, 여타 소득 분위 가구들의 신용대출은 늘어난 가운데, 오직 소득 1분위 가구의 신용대출만이 56.9% 감소했다.

중저소득층 가계부채 전체 증가분의 69%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는 금융기관들이 저소득층에 대한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한 결과로 보이며, 담보만 있다면 신용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을 받기 용이한 담보대출이 해당 기간 동안 크게 늘어난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가계대출 급증세를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현재 저소득층의 부채가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최근 상황은 저소득층의 대출 급증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과정에서 공개된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LTV 및 DTI 비율이 완화된 지난해 8월 이후 한 달간 늘어난 가계부채 4조5000억원 중 소득 30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부채가 1조3000억원, 소득 3000만원 초과 6000만원 이하 중소득층의 부채가 1조8000억원, 소득 6000만원 초과 고소득층의 부채가 1조 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증가분이 전체 가계부채 증가분의 29%, 중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증가분이 전체 가계부채 증가분의 69%에 달한다.

자산 투자 아니라 상환 더욱 힘들어

 보고서는 ‘가계부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현재의 가계부채는 매우 상이한 두 가지 부채로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어느 정도 소득도 있고 자산도 있는 계층이 살 집을 마련하거나 돈을 더 벌기 위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가계부채다. 투자의 결과, 이들 계층은 주택가격이 오르거나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득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이들 계층이 빌린 가계부채의 가장 큰 리스크는 주택가격 또는 자산가격 급락이다.
 또 다른 가계부채는 소득이 적고 자산도 적은 계층이 빌리는 가계부채다. 상대적으로 이 가계부채는 부족한 생계비 또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업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자산가격 급락 없이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더욱이 만약 주택가격이 오를 경우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계층은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2014년 기준 소득 1분위 가구와 소득 5분위 가구의 대출 용도를 비교해 보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모두 거주주택마련과 사업자금마련을 위한 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소득 5분위 가구의 경우 거주주택이외 부동산 마련 목적 대출의 비중이 20.1%로서 소득 1분위 가구의 3.4%에 비해 5.9배 높았다. 반면,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생활비 마련 목적 대출의 비중이 17.8%로서 소득 5분위 가구의 3.8%에 비해 4.7배 높았다. 이처럼 대출 받은 돈을 부족한 생계비를 메우는 과정에서 써 버리게 되면 자산에 투자했다가 향후 매각하여 현금화하는 경우 등과 비교하여 향후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부채상환능력, 저소득층이 가장 빠르게 약화

 실제로 저소득층의 부채상환능력은 여타 소득 계층에 비해 매우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2014년 기준 ‘금융부채/처분가능소득’ 비율을 살펴보면,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120.7%로서 소득 분위 계층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가지고 있는 금융부채의 규모가 연간 벌어들이는 처분가능소득의 약 1.2배 수준임을 의미한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이 비율의 변화 폭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 동안 소득 1분위 가구의 ‘금융부채/처분가능소득’ 비율은 14.3%p 상승했다.
 반면, 여타 소득 계층은 이 비율이 도리어 하락하거나 상승하더라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소득 1분위 가구를 제외하고 비율이 상승한 유일한 계층인 소득 3분위 가구의 상승 폭은 1.7%p에 불과했고, 소득 5분위 가구의 경우 1.2%p 하락했다. 결국,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을 감안한 상대적인 부채 수준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소득 대비 부채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러한 저소득층의 부채상환능력 약화는 소득은 크게 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채 원리금 상환액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의 경우 낮은 신용도로 인해 대출 이자율이 높아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상황 등이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이유로 소득 증가세는 부진한 반면, 저소득층의 부채 원리금상환액은 여타 소득 계층 대비 매우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안심전환대출 중상위 계층 이용 가능성 높아

 그러나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에 출시하는 안심전환대출은 늘어나는 원금 상환 부담으로 인해 소득 하위 계층보다 소득 중상위 계층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저소득 계층의 가계부채 구조 개선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총량을 규제하기보다 가계부채의 구조를 개선하는 ‘미시적 대응’으로 가계부채 대책의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다 합리적인 미시적 대응’을 위해서는 누가 빌린, 어떤 용도의 가계부채가 얼마나 늘었고, 이들 계층의 부채 상환 능력 및 부채 상환 부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득 계층별 가계부채 문제의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전체 가계부채 중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을 끌어올리는 식의 대책이 가계부채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미시적 대응으로서 충분한 지는 의문을 제기했다.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고 이들의 부채가 부실화될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애초에 부채상환 능력이 양호했던 고소득층 위주로 변동금리, 일시상환 대출이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돼 가계부채 전체의 평균적인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높아진다면 가계부채의 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담보대출의 빠른 증가세와 부채 상환 능력 약화를 고려하면, 가계 부채에서 소득 상위 계층의 비중이 높아 위험하지 않다는 생각은 지나친 낙관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총량 규제는 적절치 않지만, 대출이 부실화될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저소득층의 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주택 등 담보가 있더라도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LG경제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적절한 미시적 대응을 위해서는 단순히 가계부채 총량이 얼마나 늘었고, 가계부채 총량 중 고정금리 및 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를 고려함과 동시에, 누가 빌린, 어떤 용도의 가계부채가 얼마나 늘었고, 이들 계층의 부채 상환 능력 및 부채 상환 부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따지는 ‘미시적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가계부채를 총량 기준으로 얼마나 줄이느냐 하는 식이 아니라, 누구의 가계부채를 어떻게 줄이고, 누구의 가계부채는 늘어나도 괜찮다는 식의 가계부채 대책을 실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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