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01 (일)

  • 맑음동두천 -10.1℃
  • 맑음강릉 -3.1℃
  • 맑음서울 -6.8℃
  • 박무대전 -4.2℃
  • 구름많음대구 -3.2℃
  • 구름많음울산 -2.7℃
  • 흐림광주 -1.4℃
  • 맑음부산 -1.6℃
  • 흐림고창 -3.2℃
  • 제주 5.7℃
  • 맑음강화 -8.7℃
  • 흐림보은 -3.8℃
  • 흐림금산 -3.5℃
  • 구름많음강진군 -3.4℃
  • 구름많음경주시 -6.6℃
  • 맑음거제 -1.7℃
기상청 제공

골프칼럼

[김영두 골프이야기] "가끔은 현금이 오고 가기도 한다"

URL복사

***8홀. 파4. 309미터. 핸디캡 18. 완만한 내리막 경사의 페어웨이는 그린 쪽으로 갈수록 넓어짐. 핸디캡이 꼴찌인 만큼 초보도 파 사냥이 용이함. 슬라이스가 나면 페어웨이를 따라 길게 누운 벙커에, 훅이 걸리면 7홀의 페어웨이로 공이 날아감. ***


[신이 내린 스포츠, GOLF & SEX, 가끔은 현금이 오고 가기도 한다.]

"얘, 꺽정씨가 진짜 신사라면 우정의 오비로 숙녀들에게 기쁨을 선사해주겠지?"

경희가 내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넌 신사를 한번도 못 만났나 보구나. 우정의 오비라니. 애초부터 우정 이건 애정이건 정 비슷한 것은 없는 인간이야. 경희야, 넌 그 정도 관상도 볼 줄 모르니? 저 화상이 오비를 날리게 생겼나."

나는 누구에게라도 똑똑히 들리도록 큰소리로 떠든다. 

"저어, 숙녀 분들 담소를 나누시는 중이온데 제가 공을 날려도 방해가 아니될런지요."

모자를 벗어서 가슴에 대고 허리는 반쯤 굽힌 채로, 자기가 제법 신사인 척, 중세의 기사라도 된 양, 정중하게 말한다. 떠들지 말라는 뜻이다. 

"쇤네들 지저귐은 괘념치 마시고 니 맘대로 치시옵소서..."

"그럼..."

꺽정씨가 티잉그라운드로 올라갔다. 드라이버 헤드로 티마커를 탕탕 두들겨서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티마커를 두 번 두들기는 짓은 내기의 판을 두 배로 키우자는 뜻이다. 매일 하던 짓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버릇으로 굳어져버렸으리라. 예전대로라면 8홀쯤에는 내기의 판이 적어도 두 배로는 커졌을 것이다. 

"우리 그래도 무료한데 장타자라도 뽑읍시다. 김작가하고 경희씨는 여성티에서 치고.."

꺽정씨는 현금이 오고가지 않는 판이라 어지간히 심심했던가 보다. 

"좋아요. 세종대왕님을 한 장씩 묻읍시다."

드라이버 샷의 평균거리가 나보다는 앞서는 경희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여성티가 50미터 가량 앞으로 나와 있어서 해볼만한 시합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꺽정씨의 공이 날아가고 있다. 터보엔진을 단 로켓처럼 공기를 가르고 바람을 일으키며 비행했다. 역시 그의 공은 모범생처럼 바르고 정확한 길로만 갔다. 

충북 보은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정2품 소나무가 있다. 이 노송은 나라님으로부터 벼슬을 받았다.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안내책자나 우표에도 그 아름다운 자태가 실려 있다.

오래된 나무에는 영(靈)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오래된 나무에 소원을 빌었다. 

이 골프장에도 보은의 정2품 소나무에 버금가게 오래 된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바로 8홀의 페어웨이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250미터 지점에 떠억 보란 듯이 버티고 서서 위용을 과시한다. 

나도 이 소나무에 내 소원을 빌고는 했다. 나는 세계평화나 국토통일 같은 거창한 원을 빌어본 적은 없다. 고작해야 버디를 기원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영험한 소나무 할아버지, 꺽정씨의 공을 할아버지의 철책 안으로 끌어들여주소서.. 이렇게 속으로만 남몰래 기도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완만하게 내리막으로 경사져 있으므로 꺽정씨 정도의 장타자라면 무엄하게도 소나무가 서 계신 곳을 앞질러 거의 그린까지 공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함정은 있다. 소나무의 가장자리를 철책으로 둘러놓았다는 점이다. 철책의 반지름이 2미터가 넘는다. 그 철책 안으로 들어가면 벌타없이 드롭하도록 로컬룰이 정하고 있다. 

벌타는 없지만 핀과 공이 떨어진 지점을 잇는 뒤쪽으로 드롭을 해야 하므로 공의 진로를 소나무의 가지가 방해한다. 그린에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 소나무가 서있는 어름에서 날카로운 금속성 음향이 들려왔다. 꺽정씨가 때린 공이 철책을 때리고 안 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공이 반으로 쪼개지지나 않았는지 궁금하다. 

민호씨의 공은 7홀 쪽의 숲으로 들어갔다. 경희의 공도 오른쪽으로 휘어서 러프로 들어갔다. 나는 악지를 부릴 필요가 없다. 공을 앞으로 반듯하게 보내면 된다. 온몸을 비틀어 쥐어짜는 용을 쓸 까닭이 없다. 

나는 거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연출 할 수 있는 가장 우아하고 섹시한 폼으로 나비처럼 팔랑 날개를 저였다. 공은 가볍게 하늘로 떠올랐다가 꽃잎처럼 하르르 떨어져 내렸다. 

이런 때 기분이 뜯어진다고 하나보다. 이렇게 돈벌기가 쉬운 줄은 참말로 몰랐다. 공짜로 4만원을 벌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이 불로소득으로 무얼 하나. 오늘 저녁 찬거리로 싱싱한 대구를 한 마리 사서 미나리도 조금 넣고 식초 몇 방울 톡톡 떨어뜨려서 대구지리를 끓일거나... 정종도 한 병 데워야지.... 귀까지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지지 않는다. 

8홀과 7홀은 나란히 일직선으로 뻗어있다. 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두르고 누워있는 형국이다. 7홀은 키가 작아서, 머리인 그린이 8홀의 허리께 밖에 못 미친다. 8홀에서 두 번째 샷을 치기 위해 내려오면 7홀을 준비하는 골퍼들이 보인다. 

꺽정씨의 공을 찾아주러 철책 안의 기다란 풀을 헤치는데 화살처럼 날아오는 강한 시선이 느껴진다. 7홀 쪽이다. 돌아보니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서 빈스윙을 하던 남자가 내게 미소를 짓고 있다. 

하얀 치아에 반사되는 햇빛이 눈을 찌른다. 누군지 분간해 내기엔 조금 먼 거리이다. 승헌씨인 것 같다. 승헌씨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가슴에서 다듬이질하는 소리가 난다. 

철책 밖으로 공을 꺼내기는 했지만 아름드리 소나무가 공의 진로를 막아서 꺽정씨는 깃대를 겨누어 쏠 수가 없었다. 그린 옆의 벙커에 빠졌고, 깃대와 너무 먼 곳에 공을 올렸고, 세 번의 퍼팅을 거쳐 홀아웃을 했다. 

영험한 소나무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꺽정씨가 드디어 더블보기를 한 것이다. 그 것도 핸디캡이 18인 서비스 홀에서. 역시 기도의 힘은, 소나무 할아버지의 영험은 위대하다. 

예상치도 못한 승헌씨를 만난 것도 소나무 할아버지의 영험이 아닐까.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 동시 개최...건축·조경 한자리서 조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가 29일 강남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최됐다. 오는 2월 1일까지 열리는 하우징브랜드페어는 건축시장 참가업체들의 기술교류와 비즈니스의 장으로, 건축자재·인테리어·전원주택·이동식주택·건축공구 등 다양한 건축·주택 관련 제품이 전시된다.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는 고품격 명품 건축자재 전문 전시회로써 기술력과 경쟁력 있는 친환경 건설·건축자재와 건축관련 전품목이 선보여지는 행사이며 공구 및 안전관련 전시회인 2026서울 툴&세이프티쇼가 동시에 개최됐다. 박람회 전문기업 ㈜동아전람이 주최하는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는 다양한 분야의 관람객을 위한 각양각색의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된다. 부스마다 상주하는 수준 높은 전문가들과의 1대1 상담과 참가 업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홈페이지에서 사전등록하면 무료관람 초청장을 문자로 받을 수 있다. 전시품목은 건축자재, 인테리어, 전원주택, 이동식주택, 건축공구, 한옥, 조명, 조경, 내·외장재, 농촌체류형 쉼터, 냉·난방기기, 리모델링, 유리·창호재, 급수·위생설비재, 건축·주택정보, 방수단열·

정치

더보기
‘민주주의 거목’ 이해찬, 눈물의 국회 영결식 후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영원히 잠들어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민주주의의 거목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31일 오후 3시 10분쯤 은하수공원에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안장식이 거행됐다. 이날 안장식엔 상임 장례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당대표 등이 참석해 고인을 마지막까지 배웅했다. 이날 안장식은 별도의 발언이나 제례 행사 없이 약 30분 동안 진행됐다. 안장식 후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유해는 은하수공원 자연장 묘역 0.36㎡에 묻혔다. 이에 앞서 31일 오전 9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선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조사를 해 “민주주의도, 대한민국도 고인에게 빚졌다. 고문과 투옥에도 민주주의를 지켰고 민주세력의 유능함을 보여 후배들 정치진출의 길을 냈다”며 “역대 최고의 공직자. 저의 롤모델. 이해찬 선배님. 이제 일을 멈추시고 직접 설계하신 세종에서 편히 쉬십시오”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장은 이날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해 “이해찬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그 자체였다”며 “엄혹했던 유신체제와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정치에 입문해서는 민주정당,

경제

더보기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 대한민국 조경·정원박람회’ 동시 개최...건축·조경 한자리서 조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가 29일 강남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최됐다. 오는 2월 1일까지 열리는 하우징브랜드페어는 건축시장 참가업체들의 기술교류와 비즈니스의 장으로, 건축자재·인테리어·전원주택·이동식주택·건축공구 등 다양한 건축·주택 관련 제품이 전시된다.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는 고품격 명품 건축자재 전문 전시회로써 기술력과 경쟁력 있는 친환경 건설·건축자재와 건축관련 전품목이 선보여지는 행사이며 공구 및 안전관련 전시회인 2026서울 툴&세이프티쇼가 동시에 개최됐다. 박람회 전문기업 ㈜동아전람이 주최하는 ‘2026 하우징브랜드페어는 다양한 분야의 관람객을 위한 각양각색의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된다. 부스마다 상주하는 수준 높은 전문가들과의 1대1 상담과 참가 업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홈페이지에서 사전등록하면 무료관람 초청장을 문자로 받을 수 있다. 전시품목은 건축자재, 인테리어, 전원주택, 이동식주택, 건축공구, 한옥, 조명, 조경, 내·외장재, 농촌체류형 쉼터, 냉·난방기기, 리모델링, 유리·창호재, 급수·위생설비재, 건축·주택정보, 방수단열·

사회

더보기
형제복지원 사건 등도 조사할 수 있게 하는 과거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형제복지원 사건 등도 조사할 수 있게 하는 과거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개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 제2조(진실규명의 범위)제1항은 “제4조에 따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한 진실을 규명한다. 3. 1945년 8월 15일부터 한국전쟁 전후의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사망·살인·상해·실종·고문·구금사건. 4. 1945년 8월 15일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시기까지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발생한 사망·상해·실종·고문·구금사건, 그 밖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사건. 6. 1945년 8월 15일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시기까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한 사회복지기관, 입양알선기관 및 집단수용시설 등 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원·관리·감독하는 민간기관에 의해 운영되었던 사회복지기관, 입양알선기관 및 집단수용시설 등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4조(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설치 및 독립성)제1항은 “이 법이 정하는 업무를 수

문화

더보기
AI 기술이 이끄는 문명의 전환기, 현대인을 위한 성장 전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래엔의 성인 단행본 출판 브랜드 와이즈베리가 대한민국 제1호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의 신간 ‘거인의 공부’를 오는 1월 31일 출간한다. 김익한 교수는 대한민국 제1호 기록학자로, 1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거인의 노트’를 비롯한 다수의 인문·자기계발서를 집필하며 ‘기록을 통한 성장의 힘’을 전파해 온 교육 컨설턴트다. 현재 4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김교수의 세 가지’를 운영하며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으며, 자기계발 교육 프로그램 ‘아이캔대학’을 통해 개인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실천적 배움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신간 ‘거인의 공부’는 ‘공부의 본질’을 다시 묻는 인문서로, 높은 스펙과 빠른 성과가 생존의 조건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성찰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공부법을 제안한다. 김익한 교수는 많은 이들이 성실하게 살아가면서도 공허함과 정체감을 느끼는 이유를 경쟁 중심의 공부에만 매달려온 결과로 진단하며, ‘진짜 공부’란 지식의 축적을 넘어 사유하고 실행함으로써 삶을 해석하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져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AI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간의 고유한 경쟁력이 빠르게 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