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13 (목)

  • 맑음동두천 6.6℃
  • 맑음강릉 13.2℃
  • 맑음서울 9.6℃
  • 구름조금대전 7.9℃
  • 흐림대구 8.9℃
  • 흐림울산 10.9℃
  • 흐림광주 10.0℃
  • 흐림부산 14.4℃
  • 흐림고창 7.3℃
  • 흐림제주 15.1℃
  • 맑음강화 5.5℃
  • 구름많음보은 5.1℃
  • 구름많음금산 6.0℃
  • 흐림강진군 9.2℃
  • 흐림경주시 8.2℃
  • 흐림거제 11.3℃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조흥은행 부활을 고대한다

  • 등록 2006.04.13 15:04:04
URL복사
TV화면에서 조흥은행 간판이 뜯겨지는 장면이 나타났다 곧 사라졌다. 신한은행과의 합병은 진작에 결정됐고, 신한은행으로 새살림을 시작한다는 광고를 보았지만 막상 조흥은행이라는 이름 자체가 지워지는 장면을 우연히 보면서 실로 만감이 교차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조흥은행이 누구인가. 109년이 된 한국최초의 은행이고 일제의 경제침탈에 맞서 민족경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실력양성운동의 기념물이 아닌가. 유일하게 남은 한말실력양성운동의 역사적 유물을 우리는 무덤덤하게 폐기처분해도 좋은가.
90년대 초반부터 정부의 관치금융폐지와 금융산업의 발전책을 요구해왔던 필자는 장충단 공원이나 조흥은행 앞 집회에 나가 정부당국과 금융산업 노동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IMF 이후에는 초국적 금융자본을 위한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런 노력들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채 한국의 금융산업이 고스란히 외국인들의 손아귀에 넘어가 버렸으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외국금융자본에 다 넘어간 현재 시점에서 외환은행의 부실판정 기준이 어쨌다느니, 김재록의 로비가 어떻다느니 하는 걸 보면 그런 하수인 몇을 잡아넣고 장본인들에게 면죄를 주려는가! 이 땅의 각계 지도층이 IMF의 신조를 추종하는 집단이 돼 앞장서서 국민들을 오도했으니 그 책임이 어찌 가볍다 할 수 있겠는가.
물론 한국의 금융산업 경영자들은 초국적 자본의 공격을 받을만한 잘못을 저질렀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자금을 대주어, 부실을 자초했고, 실력도 없이 디리버티브 상품에 투자해 기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또 그들은 기득권에 안주해 한국경제의 핏줄인 한국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무감각했다.
하지만 가장 큰 책임은 일차적으로 재정금융정책을 집행한 자들이다. 이들은 세계시장의 동향에 어두웠고,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다. 그랬기에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한국경제를 파멸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는 일본과 미국의 금융자본을 찾아가 차입을 부탁하고 국제투기꾼을 초청해 구세주처럼 모셨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그런 무책임한 자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하자는 대로 한국의 돈줄을 넘겨줬고, 40대 전후의 정체불명의 브로커에게 40년 경제성장의 곳간 열쇠를 맡겼던 것이다.
그러면 조흥은행은 다른 은행에 합병되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실은행이었나? 부실이 있었다. 하지만 충분히 흑자로 전환될 수 있는 은행이었다. 그런데도 합병을 밀어부쳤던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은행의 덩치를 키워서 안정성을 확보해야 외국자본의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IMF 초기부터 시중은행을 통폐합해서 2~3개로 만들어 외국자본이 장악할 것이라는 각본이 나돌았는데 8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이 꼭 그 각본 그대로이다.
그렇다고 필자는 조흥은행 관련자들을 무조건 두둔할 생각은 없다. 100년 은행을 자랑하면서도 한국의 금융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지도 못했고, 창립 초의 정신을 지켜 민족경제의 버팀목 노릇도 국민과 서민들에게 특별히 다가간 서비스도 없었다. 국민의 혈세로 투입돼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으면서도 자기 몫을 챙기는데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백년역사에 걸맞는 조직문화와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국민들 중 누구도 조흥은행의 소멸에 가슴아파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체념하든, 무덤덤하게 바라보든, 어쨌든 필자는 조흥은행의 부활을 기다린다. 100년의 영욕 속에 때묻어 쓰러진 조흥은행이 아니라, 일제의 경제침탈이 착착 진행되는 와중에 우리 손으로 민족경제를 살려내야 한다는 선각자들의 정신이 오롯이 살아있는, 그런 조흥은행의 소생을 간절히 고대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프리베나20'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효과·안전성 입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화이자제약이 새로 내놓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이 지난달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돼 영유아는 무료 접종이 가능해졌다. 한국화이자제약은 12일 세계폐렴의 날을 맞이하여 ‘2025년 화이자 유니버시티(Pfizer University)’를 개최하고,프리베나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소아와 성인의 폐렴구균 예방 현황과 최신지견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화이자의 폐렴구균 예방을 위한 노력 과정을 공유했다. 국내에서 소아 및 청소년에서 폐렴구균 관련 질환이 연평균 약 17만명 이상 발생하고 성인 사망 원인 중 3위가 폐렴으로 꼽혔다. 국내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예방 솔루션으로 한국화이자제약의 백신 '프리베나20'이 꼽혔다. 송찬우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은 "폐렴 예방 접종은 선택이 아닌 국가의 필수 전략"이라며 "제때 예방하지 못하면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 비용이 막대하다"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폐렴 예방 백신은 폐렴 구균으로 인한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면서도 백신은 일반적인 치료제 시장이랑 다르게 임상 효과도 중요하지만,

정치

더보기
與, 대장동 항소 포기 검사들 반발에 전면전..“항명하면 파면...이재명 돈 안 받아 무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검찰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해 검사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면전을 선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검사들의 반란에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정치검찰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민주당은 법적·행정적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치검사들의 반란을 분쇄할 것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께 강력하게 요청한다. 항명 검사장 전원을 즉시 보직해임하고 이들이 의원면직을 하지 못하도록 징계 절차를 바로 개시하라. 항명에 가담한 지청장, 일반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도 즉시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공무원과 달리 항명해도 파면되지 않는 검사징계법을 폐지하겠다. 항명 검사들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해임 또는 파면의 징계를 받도록 하겠다. 세상에 어떤 공무원들이 조직 내부 문제를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의하지 않고 업무망 등을 악용해 외부에다 발설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냐?”며 “우리나라 공무원 중에 그렇게 해 놓고 살아남은 공무원이 과연 몇이나 되냐?

경제

더보기
김종민 의원, 관세협상에 “지금은 버틸 때...도장 빨리 찍을수록 손해...미국 사정 여의치 않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특별자치시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3선, 사진)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최대한 시간을 벌 것을 촉구했다. 김종민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지금은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도장 빨리 찍을수록 손해다. 우리 사정이 어렵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미국도 사정이 여의치는 않다. 연방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고 새로 당선된 뉴욕시장은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입장이 다르다”라며 “미국도 불확실성이 생겼다. 그럴수록 우리 협상력은 높아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협상은 본질적으로 부담이 크다. 매년 200억 달러 투자 그중 150억 달러는 외환운용수익, 50억 달러는 정부 보증채로 충당한다는 구조다”라며 “그런데 외환운용수익이 작년에 90억 달러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것은 놀고 있는 돈이 아니다. 환율과 금리를 지탱하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그런데 200억 달러씩 10년을 내보내면 환율이 흔들리고 거시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생긴다”고 설

사회

더보기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대장동 항소 포기 여파로 사의 표명...이재명 대통령, 수용 방침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대장동 항소 포기 여파로 사의를 표명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해 보수 야권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세지면서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은 12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자세한 입장은 퇴임식 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노 대행의 면직안이 제청되면 이를 수리한다는 방침이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사의를 수용했음을 시사했다.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차순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검찰총장 직무를 대리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해 “항소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검찰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하라는 얘기를 했던 것이고 그 판단의 책임과 결정을 (검찰) 본인들이 지는 것이다”라며 항소 포기를 지시하지 않았고 이재명 대통령이나 대통령실과 논의한 사실도 없음을 강조했다. JTBC는 지난 10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대검 연구관 10여명이 찾아가 설명을 요구하자 대통령실을 의미하는 용산과 법무부를

문화

더보기
국악합창 두레소리, 근대소설 재해석한 합창곡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20~30년대 발표된 근대소설들은 오늘날 한국문학의 뿌리를 이루지만, 현대의 독자에게는 100년의 시간을 두고 다소 멀어진 존재가 됐다. 국악합창단 두레소리는 이러한 작품들을 ‘오늘의 민요’로 되살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문학 체험을 제안한다. 이번 무대에서 국악합창 두레소리는 누구나 읽어보았을 근대소설 ‘운수 좋은 날’, ‘날개’, ‘동백꽃’, ‘메밀꽃 필 무렵’,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오늘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한국적인 합창곡에 담았다. 현진건의 1924년 단편 ‘운수 좋은 날’은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인물의 삶을 서로 다른 시각에서 그린 ‘김첨지는 오늘도 달린다’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달빛 아래 풍경의 서정적 감성을 살린 ‘봉평 팔십리 밤길’로 노래한다. 김유정의 ‘동백꽃’은 풋사랑의 미묘한 감정을 유머러스하게 담은 ‘봄감자’로, 박제가 된 천재가 외치는 ‘날개’는 ‘한 번만 더 날자꾸나’로 변주했다. 1930년대 경성을 묘사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서울 지하철 2호선으로 옮겨와, 현재의 도시와 과거의 시간을 연결한다. 국악합창 두레소리는 전통 민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