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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백세

【건강백세】 고염식 식습관, 몸 구석구석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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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위염, 비만, 골다공증 뇌종양 등 위험 높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기준 대비 나트륨 섭취는 남성 160.6%, 여성 115.7%로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사회에 고염식 식습관이 고착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위험 신호다.

 

임신 수유 중 염분 섭취 자녀에게 영향

 

과도한 염분 섭취는 고혈압과 위염, 비만. 골다공증 등의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대한보건협회에 따르면 유양경 군산대학교 간호학과 교수가 위암 환자 103명과 대조군 143명을 대상으로 위암과 생활습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인스턴트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경우에 비해 적게라도 먹는 경우에는 위암에 걸릴 확률이 4.37배 증가했다.

 

인스턴트식품들 중에는 많은 염분이 함유돼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염분이 많은 식이와 식품은 위암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밖에도 나트륨은 건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고염식은 뇌종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팀은 고염식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대사물질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가 장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뇌종양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사실은 뇌종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규명됐다. 연구팀은 쥐에 4주간 짠 사료를 섭취하게 한 뒤 종양세포를 주입하자 일반식이 그룹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낮아지고 종양 크기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무균 마우스에 분변 미생물을 이식한 실험에서도 유사한 뇌종양 악화반응이 관찰됐다. 장내 미생물 변화가 뇌종양 악화의 핵심 요인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특히,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중 ‘박테로이드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라는 균이 고염식이에서 증가하고 이 균이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라는 ‘효소’(Pccb)의 발현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엄마의 과도한 염분 섭취가 태아나 영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은 생리학교실 김양인 교수팀(김영범 연구교수, 정원우 대학원생)은 임신·수유 중에 과도하게 염분을 섭취하면 태어나는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고혈압 발병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염분섭취는 혈압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염분섭취에 따른 혈압상승의 정도는 사람마다 상이하다. 염분 민감성(salt sensitivity)이 있는 개체는 민감성이 없는 개체에 비해 염분섭취로 인한 혈압의 증가 폭이 훨씬 크다. 장기적으로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 고혈압이 발생하느냐 마느냐는 염분 민감성의 존재 유무에 큰 영향을 받는다.

 

연구팀은 어미 쥐에게 임신·수유 중에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시키면 태어나는 새끼 쥐가 염분 민감성을 갖게 돼 성체가 되었을 때에 염분-의존성 고혈압의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과도한 염분 섭취에 따라 어미 쥐에게서 분비가 증가되는 바소프레신이라는 신경호르몬이 새끼 쥐에게 염분 민감성을 갖게 하는 결정적인 인자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나아가, 성체가 된 새끼 쥐가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할 시 정상적인 쥐에 비해 바소프레신이 과하게 분비되고, 이것이 혈관수축 및 신장에서의 수분 재흡수 작용을 통해 염분의존성 고혈압을 야기한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임신 혹은 수유 중 짜게 먹는 식습관이 추후 자녀에게서 고혈압의 소인, 즉, 염분 민감성을 초래해 염분-의존성 고혈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증 발생과 관련

 

폐경 이행기 여성에서 염분 섭취가 많을수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수정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류승호·장유수 헬스케어데이터센터 교수, 장윤영 박사 연구팀은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42~52세의 폐경 전 갱년기 여성 2,572명을 대상으로 약 10년간 추적 분석을 실시한 결과 폐경 전 여성과 비교했을 때 폐경 이행기 후기와 폐경 이후 여성에서 모두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염분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에서는 폐경 이행기 초기부터 수면 무호흡증 위험이 급격하게 상승했고, 염분 섭취가 적은 여성 그룹에서는 폐경 후 단계에서야 위험이 상승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갱년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한 상기도 근육 긴장도 등 각종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데 고염식이 더해질 경우 체액 저류를 증가시켜 수면 중 상기도를 좁히는 등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나친 저염식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신장이 나빠진 사람들은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저염식, 저단백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신장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신장내과 장혜련·전준석·이경호 교수 연구팀이 허혈성 급성 신손상 후 회복기 식이 조절과 회복 연관성을 동물 및 세포 모델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양쪽 또는 한쪽 신장이 손상된 생쥐모델을 이용해 고염식과 저염식, 고단백식과 저단백식, 고지방식과 저지방식 등 다양한 조합의 식이요법이 회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저염·저단백·저지방 식단이 신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건 아니었다.

 

연구에 따르면 양쪽 신장 모두 손상이 있었던 생쥐에게 저염·저단백·저지방 식단을 공급했을 때 ‘TGFβ’(티지에프베타)와 같은 신호물질이 과활성화되어 손상된 신장의 섬유화를 부추겼고, 염증을 유발하기 쉬운 상태로 바뀌었다. 그만큼 신장 회복이 더뎌질 수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고염·고단백·고지방 식이도 답은 아니었다. ‘세포실험’(HK2)에서 고염·고단백에 노출될 경우 신장 세포의 증식 억제가 확인됐다. 특히, 고염식을 섭취한 군은 신세관 손상이 심각했고, 섬유화가 급격히 진행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저염, 저단백과 마찬가지로 고염·고단백 식이 역시 신장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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