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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잘못된 부모 행동, 아이 건강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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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불안한 환경 성장기 뇌 발달에 치명적…심혈관 질환 등에도 영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어린시절과 청소년기의 환경은 뇌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에 불안감이나 고독, 스트레스, 사회적 압박, 폭력, 학대 등을 경험하면 우울증이나 발달장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심혈관 질환이나 알츠하이머병 등 성인이 됐을 때의 질환과도 관련이 깊다.

 

충분한 돌봄 받지 못하면 뇌 기능 위험

 

영국 케임브리지대 덩컨 애슬 신경정보학 교수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학술지에 발 표한 연구에서 인간 뇌 속의 연결 패턴이 평 균적으로 특정 연령대에 달라진다고 밝히며, 뇌가 성장 단계에서 영역들 사이의 연결이 달 라지는 현상이 정신건강 문제나 신경학적 문 제와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예컨대, 발달장애는 대부분 어린 시절에 발생하며 정신건강 질환의 최대 75%가 20대 초반에 시작되고 알츠하이머병은 초기 노화 단계에 발현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심혈관 건강, 사회적 연결성, 운동이 모두 긍정적인 인지 건강 결과와 연관돼 있으며, 이런 요소들이 인생 후반에 일어나는 재 배선 과정에도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울증 환자 가운데 뇌의 정보를 해석하는 회로와 감정을 조절하는 회로의 연결이 약한 경우 자살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어릴 때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경우 뇌 기능 회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자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를 단순한 우울 증상 악화로 여기 기 보다는 뇌 신경 네트워크의 차이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규만·함병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 건강의학과 교수(공동 교신저자), 박지훈 임상강사·정민지 고려대학교 대학원 의과학과 연구원(공동 제1저자) 연구팀이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주요 우울장애 환자에서 뇌 신경 네트워크에 특징적 변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자살은 주요우울장애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결과 중 하나로, 자살 위험성을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기존 연구들은 과거 자살 시도 경험이 향후 자살 위험을 예측하는 요인이라고 제시해 왔으나, 자살 시도 경험에 따른 뇌 기능 네트워크의 변화에 대해서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주요우울장애 환자 123명을 자살 시도 경험 유무에 따라 분류하고, 정상 대조군 81명과 뇌 기능 네트워크의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에는 휴지기 자기공명영상(resting-state fMRI)과 임상 정보, 아동기 외상 경험 설문지(CTQ)가 이용됐다.

 

연구결과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주요 우울장애 환자들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시각피질과 전두엽 사이의 기능적 연결성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각피질은 눈으로 본 정보를 해석하고 과거 기억과 정서적 경험을 바탕으로 장면이나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뇌 영역이다. 전두엽은 이러한 정보에 기반해 판단을 내리고 감정을 조절한다.

 

두 영역 간 연결이 약해질 경우, 뇌에서 형성된 이미지나 기억이 전두엽으로 원활히 전달되지 못해 감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자살 시도를 단순한 우울 증상 악화로 해석하기보다, 정보를 해석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뇌 신경 네트워크의 차이를 함께 고려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또, 연구팀은 아동기 신체적 방임 경험이 많을수록 시각피질과 전두엽 사이의 연결성이 약해진 것을 확인했다. 이는 어린 시절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경험이 뇌 기능 회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일부 주요우울장애 환자에서 자살 시도 위험을 높이는 신경생물학적 기반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적 고립을 겪으면 뇌의 감각처리 네트워크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도 있다. 반대로 다양한 감각 자극과 활발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있을 때에는 뇌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균관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정희 교수, 생리의학교실 정성권 교수, 유태이 연구원)과 한국뇌연구원 및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이태관 책임연구원, 김길수 교수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청소년 및 청년기에 경험하는 생활환경이 뇌의 통합적 감각 기능 및 신경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부모의 이혼, 뇌졸중 확률 높여

 

심혈관 질환과 어린시절의 스트레스와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도 많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틴데일 대학교, 미국 텍사스대학교 알링턴 캠퍼스의 공동 연구진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65세 이상의 성인 중 부모 이혼을 경험한 사람이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61% 더 높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약 1만 3,205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해 이뤄졌다. 이 중 14%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이혼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는 65세 이상에서 뇌졸중을 겪는 비율이 15명 중 1명꼴인 반면, 부모 이혼을 경험한 사람들 중에서는 9명 중 1명꼴로 뇌졸중이 진단됐다. 연구진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겪는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부모 간 신체 폭력을 목격한 사람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중장년기에 심혈관 질환(CVD)에 걸릴 위험이 3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즈위안 우 교수와 지린대 찬찬 추이 교수팀은 45세 이상 중국인 1만여 명의 청소년기 경험과 심혈관 질환 간 관계를 평균 9년간 추적, 연관성을 찾아냈다.

 

참가자 중 부모 간 신체 폭력에 노출된 적이 있는 사람은 872명(8.4%)이었다. 이들은 우울증 유병률이 높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기간에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은 심장 질환 1,848명(17.7%)과 뇌졸중 822명(7.9%)을 포함해 모두 2415명(23.2%)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어린 시절 부모 간 신체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 위험이 각각 36% 높았고, 뇌졸중 위험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 간 폭력에 노출된 참가자는 우울 증상 유병률이 더 높았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폰에 대한 통제 여부가 자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진 상식이 됐다.

 

미국소아과학회(AAP)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은 미국 아동·청소년 약 1만 5,000명을 분석한 ‘뇌 인지 발달 연구(ABCD Study)’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을 이른 나이에 사용할수록 정신·신체 건강 지표가 나빠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12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소유한 아동의 경우 사용 시작 시점이 빠를수록 비만과 수면 장애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아동이 스마트폰을 갖게 된 중위 연령은 11세였다. 12세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던 아동이라도 이후 1년 이내 스마트폰을 소유하게 된 경우 정신 건강 문제와 수면 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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