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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위바위보를 통해 보는 사회를 지배하는 게임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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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북랩은 일상적인 놀이이자 가장 공평한 게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가위바위보를 통해 민주주의와 조직, 시장에서 반복되는 의사결정의 구조를 분석한 인문서 ‘가위바위보 - 소수가 다수를 이긴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회의의 지연, 다수의 의견이 있음에도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 혹은 소수의 의견이 결과를 좌우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개인의 능력이나 도덕성 때문이 아니라 선택지의 수와 무승부, 반복이라는 ‘룰의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가위바위보 - 소수가 다수를 이긴다’는 선택지가 둘일 때는 강력하게 작동하던 다수결이 셋 이상으로 늘어나는 순간 과반을 잃고 연합의 게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가위바위보라는 단순한 규칙을 통해 설명한다. 특히 무승부가 반복될수록 결정은 지연되고, 그 시간 동안 결집한 소수가 손실을 분산하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확률과 구조 분석으로 풀어낸다.

이 책은 가위바위보 서바이벌 게임을 하나의 모델로 삼아 연합의 핵심이 ‘협력’이 아니라 ‘손실을 통제하는 방식’에 있음을 보여준다. 결집한 소수는 개인의 패배를 집단의 생존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반면 흩어진 다수는 각자의 위험을 감당해야 하기에 행동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 차이가 공정한 절차 위에서도 결과가 기울어지는 이유라고 말한다.

저자 김성진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스타트업 창업과 기업 경영을 경험해 왔다. 숫자와 결과 중심의 시선에서 출발해 조직 내부에서 결정이 만들어지고 흐려지는 과정을 직접 겪으며 ‘결정의 구조’에 주목하게 됐다. 물리학적 사고와 현실 경험을 결합한 그의 시선은 복잡한 사회 현상을 반복되는 게임의 규칙으로 설명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이 책은 정치, 조직, 시장, 여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 결정의 구조를 짚으며 결과보다 ‘판’을 읽는 시야를 제시한다. 공정함을 믿어왔던 독자에게 이 책은 익숙한 장면을 구조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인문 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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