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삼성·SK의 AI 칩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유니콘 기업인 리벨리온이 '비(非)엔비디아(Non-Nvidia) 생태계'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협력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벨리온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에 견주는 AI 칩을 만들기 시작한 만큼,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서 대형 협력이 나올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최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향후 5년을 비엔비디아 중심의 새 AI 인프라 체계가 형성되는 시기로 보고, 이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5년 후, 10년 후 엔비디아와 링에 올라가서 경쟁하겠다는 다짐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엔비디아와의 경쟁에서 일부 마켓셰어를 가져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벨리온은 국내 최대 규모의 AI 스타트업으로 데이터센터용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피온과 합병했으며, 엔비디아 플래그십인 GPU급 성능을 구현한 차세대 AI 칩 '리벨쿼드'를 선보였다. 리벨리온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 중 최대 기업가치인 2조원 규모의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앞으로 리벨리온이 차세대 AI 칩들을 시장에 대거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리벨리온을 핵심 고객사로 보고,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리벨리온이 올해 내놓은 AI 칩 리벨쿼드는 4대의 다이를 결합한 신경망처리장치(NPU)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적용한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엔비디아의 GPU 'H200' 대비 연산처리량 1.2배, 전력효율 2.4배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리벨리온에 HBM3E 12단을 공급해오고 있는 만큼, 리벨쿼드 판매가 확대될수록 HBM3E 공급량은 많아질 수 있다. 리벨리온이 성능을 대폭 개선한 AI 칩을 개발하면 6세대 HBM4 공급망에도 참여할 여지도 있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에서도 양사 간 협력은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을 활용해 리벨쿼드를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에는 5나노 공정을 활용해 리벨리온의 AI 칩 '아톰'을 생산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리벨리온과 협력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리벨리온의 2대 주주로 합류하면서 리벨리온이 SK하이닉스의 HBM을 활용할 수 있다.
SK그룹이 투자자로 나선 만큼 리벨리온이 SK하이닉스와의 HBM 협력을 우선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SK는 엔비디아 대항마로 나선 리벨리온과 국내 AI 공급망을 꾸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에 이은 안정적인 매출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