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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찬반 여론에 가로막힌 보호출산제, 입법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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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출산제, 국회 처리 불발에 상임위 논의 계속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정부·여당은 출생통보제가 1년 후 시행되기 전까지 보호출산제를 법제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찬반 여론이 팽팽해 입법 과정이 험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유령 아동'이 생기지 않도록 추진한 법안 중 출생통보제만 국회에서 통과하면서 병원 밖 출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출생통보제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함께 논의된 보호출산제 특별법은 여야 간 이견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야는 보호출산제 논의를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에 대한 유기·살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정부는 의료기관의 아동 출생 신고를 의무화하는 출생통보제와 임산부의 익명 출산을 지원하는 보호출산제를 병행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생통보제는 부모의 출생신고 누락으로 '유령 아동'이 생기지 않도록 의료기관이 출생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지자체가 출생신고를 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되면 출산 사실을 알리기 꺼리는 산모들이 병원 밖에서 위험하게 출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는 임산부들이 음지로 내몰리지 않도록 익명 출산을 지원하는 보호출산제도 함께 추진해왔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무연고 아동 사망사례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이 발표한 2236명의 미등록 영유아와 별개로 신원미상 영유아 사망사건은 지난 2018년부터 2023년동안 12건이나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의결된 출생통보제와 달리 보호출산제는 상임위 법안소위도 통과하지 못했다. 보호출산제가 아동의 부모를 알 권리를 침해하고 양육 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야당의 우려가 나오면서다.

정부·여당은 보호출산제를 빠른 시일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8일 "무엇보다 의료기관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는 같이 도입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당정이) 재확인했다"면서 "관련 법안이 복지위에서 논의 중인데 조속한 결론이 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보호출산제가 갖고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7일 "출생통보제 의무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보호출산제에 대해서는 입장들이 확연히 나뉜다"며 "실제로 산모의 신분을 보호한다고 해도 영아 유기와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의 반응도 많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와 의료계 내에서도 찬반 논쟁은 뜨겁다. 위기에 놓인 임산부의 신원을 보호하면서 유기 아동을 막을 수 있다는 찬성론도 있지만 보호출산제가 오히려 산모의 양육 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통해 "보호출산제 없는 출생통보제는 오히려 의료기관의 접근성을 저하해 출산전후 모성과 신생아 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의료기관 밖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산모에게 임신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을 촉구하면서 "여성이 안전하게 임신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출산을 선택한 여성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는 정부의 지원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부모가족지원법 법률 개정을 통해 위기 임신 여성에 대한 국가의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생통보제가 없는 지금 이 시점에도 병원 밖에서 아이를 낳는 산모들이 있다. 그런 엄마들을 지역 사회 안에서 임신 초기부터 발견할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상담과 산전 관리 등을 통해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고, 자신에게 가장 바람직한 선택을 생각해서 실행에 옮겨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독일의 임신갈등 지원센터를 언급하면서 "공공기관에서 출산 전과 후, 2단계로 집중적으로 상담하고 산모가 아동을 양육할 수 있도록 (상담)한다"면서 "다만 종교적인 이유 등 생명의 위협을 느껴 비밀 출산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경우 상담원만 아는 가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아이를 낳는다"며 임신 단계에서부터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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