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국과 일본 간 1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가 8년 만에 복원됐다. 100억 달러 전액 달러화 베이스로 진행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오후 일본 도쿄 재무성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을 만나 '제8차 한일재무장관회의'를 하고 통화스와프 복원에 합의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현지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4천200억 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이라며 "높은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대외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외환부족 또는 시장불안에 대응한다는 의미보다 경제협력을 정상화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는 100억 달러, 계약 기간은 3년이다. 8년간 끊겼던 통화스와프 라인을 되살리는데 방점이 찍혔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지난 2001년 20억 달러로 처음 체결된 뒤 2012년 7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규모가 줄었고, 2015년 2월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문제 등 외교 갈등으로 종결됐다.
이번에 규모는 8년 전과 같지만 통화교환 방식은 달러화 베이스로 업그레이드됐다. 우리가 원화를 맡기면서 일본 측에서 보유한 달러화를 차입하고, 역으로 일본이 엔화를 맡기면 우리가 달러화를 빌려주는 구조다.
기존 통화스와프에서는 한국이 원화를 맡기면 일본 측에서 엔화와 달러를 함께 빌려오는 하이브리드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100% 달러화로 통화교환이 이뤄진다.
일본으로서도 한국에 엔화를 제공하고 한국 측 달러를 빌려오는 방식으로 엔화 약세에 대응할 수 있다. 한일 양국 모두 100억 달러의 미 달러화를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 국제금융팀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통화스와프가 8년 만에 재개된 만큼 양국 통화협력 물꼬를 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금융협력 진행 과정에서 더 금액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