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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계는 전쟁 중…간호법, 한의사 초음파, 비대면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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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직회부 간호법 '갈등의 핵'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15일 관련 단체에 따르면 최근 의료계 내부의 갈등의 핵은 '간호법'이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에 포함돼 있던 간호 관련 내용을 따로 떼어내 간호사 등의 업무범위와 권리를 규정하고,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 등을 담고 있다. 국회의 마지막 관문인 본회의 상정을 앞둔 간호법을 두고 찬반 단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간호사협회(간협)는 "초고령 사회와 미래 감염병에 대비해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간호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13개 보건의료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은 특정 직역에 혜택을 주는 법으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에 근거해 모든 보건의료 인력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이 추진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핵심 쟁점은 '간호법 제정 이후 간호사가 병원을 열 수 있느냐'다. 간협은 "현재 간호법으로는 간호사의 독립적인 진료가 불가능하고 현행 의료법에도 저촉된다"는 입장이다. 의료법 33조에 따르면 간호사는 의사나 치과의사, 한의사와 달리 의료기관 개설 권한이 없다. 간호법에 포함된 간호사의 업무 규정도 현행 의료법과 동일하다.

반면 의협 등은 "간호법상 '지역사회'라는 문구가 간호사들이 장기적으로 의료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단독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간호법에는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간호법이 제정되면 개정을 거쳐 조금씩 권한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간호사가 단독 개원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의사와 한의사 간 지리한 법정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한의사 A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핵심 쟁점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국민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느냐'다. 의협은 "대법원이 초음파 진단 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명백한 오류로 파기환송심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한의사의 오진 가능성을 운운하며 판결을 폄훼·왜곡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의협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 기기 사용이 환자에게 건강상 위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결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의협은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섣불리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해 환자의 질환을 추정하는 것은 환자의 진단 시기를 놓쳐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결국 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기회를 놓쳐 사회 전반의 공중보건위생상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오는 20일 파기환송심 두 번째 재에서 초음파 진단의 정확도가 떨어지면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검찰을 통해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반면 한의협은 오진 사례는 양방과 한방 모두 있고, 개별 의사의 역량과 수준에 따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의협은 "환자를 진료할 때 초음파 장비를 활용하는 것은 검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이는 개인 역량의 문제"라면서 "검진의 정확도가 올라가면 그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이 입증 계획과 증인 신청서를 제출하면 상세한 의견서를 제출해 반박할 계획이다.

 

대법원의 한의사 뇌파 측정 기기(뇌파계) 사용 합법 여부 판단, 동네 병·의원과 대형병원 간 비대면 진료 영토싸움 등 뇌관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한의사 뇌파 측정 기기 사용 합법 여부 판단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여 한의사 현대 진단 기기 허용을 둘러싼 의료계 내부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지난 2016년 9월 한의사 B씨가 뇌신경 전문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뇌파계를 파킨슨병·치매 진단에 활용한 사건을 접수했고, 지난해 10월 전원합의기일 심리를 지정하고 논의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도입한 후 논의가 활발한 비대면 진료는 미래의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네 병·의원들은 "비대면 진료가 대학병원급으로 확대되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신중한 모습이다. 반면 대학병원들은 "지난 3년간 동네 병·의원이 비대면 진료 참여 의료기관 중 90% 이상이었다"며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동네 병·의원들은 "의료 접근성 향상과 대형병원 선호 현상으로 각지 환자들이 이미 대형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비대면 진료가 확대되면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의료정보 등 데이터를 개방하는 의료 마이데이터가 비대면 진료에 활용되면 결국 빅데이터 관리 역량이 있는 대형병원과 플랫폼 사업자가 비대면 진료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학병원들은 "(비대면 진료 도입을 위해)기술적인 준비 비용이 필요하지만 현재 대형병원 쏠림 우려는 많이 해소됐다"며 "의료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지만,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환자 입장에서는 불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비대면 진료의 장점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계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 만성질환자 증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도입, 코로나19 팬데믹 등 보건의료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의료계 내부의 갈등도 다양화·첨예화되고 있다"면서 "의료직역 간 끊임없는 갈등은 의료계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고 자칫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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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디지털 약자들의 정보격차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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