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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당, ‘이재명 체제’로 총선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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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있는 퇴진론’, 비명계 무마·李 정치적 출구 전략”
이재명 대표 없어도 민주당 ‘이재명 지도부’ 지속 가능
“민주당 대표 진퇴 관계없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총선”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월 22일 당무위를 열어 대장동 특혜개발 및 성남 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결정했다. 3월 27일에는 당직 개편도 단행했다. 사임 의사를 밝힌 임선숙 최고위원의 후임으로 재선의 송갑석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했고, 정책위의장엔 3선의 김민석 의원을, 정책위수석부의장엔 김성주 의원을 임명했다. 전략기획위원장, 디지털사무부총장, 제3사무부총장, 대변인단도 대거 교체했다. 다만, 비명계가 요구하던 사무총장은 유임됐다. 이 대표 국회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사태 이후 거세게 터져 나오던 ‘대표 사퇴론’은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과연 ‘이재명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루게 될까?

 

 

‘질서 있는 퇴진론’은 지연전술?


민주당 내에서 ‘질서 있는 퇴진론’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지난 2월 27일 국회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 사태 직후만 해도 비명계의 ‘이재명 사퇴’ 공세에 친명계의 ‘절대 불가’ 방침이 충돌하며 이러다 “당이 갈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최근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박용진, 조응천 의원 등 강성 비명계 소수의 이 대표 퇴진 발언이 간혹 나오고 있지만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 사태 직후만큼의 강도는 아니다. 당시엔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윤영찬 의원), 당내 “이재명 대표와 같은 인물이 민주당 대표라는 사실에 당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김해영 전 의원) 등 이 대표 퇴진 요구가 비등했었다. 하지만 ‘대표 사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 대표와 친명계의 입장은 확고해 보인다.

 

이 대표가 향후 구속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사퇴론을 정면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27일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왔음에도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말했다. 사퇴 요구에 대한 우회적인 거부의사로 받아들여졌다. 친명계 의원들도 ‘이재명 구속 각오’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질서 있는 퇴진론’을 복수의 친명계 중진의원이 언급한 이유는 뭘까? 한 중진의원은 지난 8일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질서 있는 퇴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이 소프트랜딩을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재판이 많아지는 연말쯤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은 이미 2월 24일 방송에서 “차기 총선 4개월 전 이 대표가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는 이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시점이었다. 다분히 비명계의 이 대표 사퇴 요구를 희석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두수 정치 평론가는 “질서 있는 퇴진론은 당내 비명계를 다독이면서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따른 이 대표의 정치적 출구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았다. ‘퇴진’에 방점이 있다기보다는 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다만, 향후 검찰이 제2의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경우 기소 내용과 국민여론에 따라 이 대표의 결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77.8%라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선된 대표를 마냥 물러나라 하는 건 무리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없어도 ‘이재명 지도부’는 지속?


친명계가 이 대표의 구속도 불사하겠다고 하는 건 이 대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당헌 80조 3항을 개정해, 정치 보복으로 인정되면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직무정지 조치를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예외조항을 만들었다. 당무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다. 여기에 당직자의 직무정지 여부를 1차적으로 결정하는 당 사무총장 역시 친명계 조정식 의원이다. 설사 당대표가 궐위돼도 당헌·당규상 당 최고위원들은 내년 8월까지 임기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없어도 이재명 지도부 체제는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친명계 정청래 의원은 이를 “별무소용(別無所用)으로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의미다.

 

사퇴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대표만 새롭게 선출할 텐데, 이 경우도 당대표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아야 전당대회가 의무적으로 열린다. 이 대표 임기는 2024년 8월까지다. 연말에 사퇴하면 잔여 임기가 8개월 미만이 돼 전당대회 개최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성호 의원이 12월 사퇴를 들고 나온 것은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이 경우 중앙위원회가 당대표를 선출한다. 민주당 중앙위원회가 총선 공천을 앞두고 비명계를 당대표로 선출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지난해 “기소 시 당직을 정지토록 하는 당헌 제80조를 삭제하자”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중앙위원회는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사무총장 유임, 총선은 이 대표 체제로?


이 대표는 비명계의 당 쇄신 요구에 주요 당직을 전면 교체하면서도 조정식 사무총장은 유임했다. 당초 비명계가 요구하는 인적 쇄신의 핵심은 조 사무총장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사무총장이 총선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사무총장을 교체해야 인적 쇄신의 진정성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 온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5선이 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모양이 안 좋다”며 사실상 조 사무총장의 교체를 언급했었다. 사무총장 유임에 대해 박성준 대변인은 “당의 균형추 역할은 사무총장”이라며 “조정식 총장의 평이 매우 좋아 그런 측면에서 유임됐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비명계는 반발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방탄 이미지 고착화에 기여한 임명직·지명직 전원이 물러났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근본적 해법은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라며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 수사를 비난하고, 이 대표를 두둔했다. 방탄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실 관계자도 “가장 중요한 게 사무총장 자리인데, 사무총장을 그대로 두고 나머지만 바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무총장은 공천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핵심 보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조정식 사무총장을 유임하면서 ‘이재명 체제’로 가겠다 선언한 것”이라며 “머지않아 이문제(이 대표 퇴진론)가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엄 소장은 “비대위 체제로 가더라도 총선 실무는 이 대표 주도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며 “10월달에 총선기획단이 출범할 텐데 단장은 관례상 사무총장이 겸임하고, 공천심사위원에도 당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간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이재명 대표 진퇴와 관계없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루는 것으로 정리됐다는 것이다. 엄 소장은 “연말에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 새로운 인물로 위원장을 영입하거나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하더라도 ‘친이, 친위’비대위가 될 것이다”고 보았다.  


이 대표 퇴진론이 잠잠해진 건 검찰의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는 점, ‘개딸’들의 거센 압박이 있었고, 외부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주 69 시간’, ‘방일 논란’으로 반사효과를 누린 것이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요소다. 검찰의 기소가 이어져 ‘이재명 사법 리스크’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비명계가 단일대오를 구축해 공세에 나선다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내선 4.10 총선이 모든 걸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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