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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사람】 발을 동여매는 행위를 관습으로 만든 강력한 힘 <문화와 폭력:전족의 은밀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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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족’은 어떻게 전통이 됐을까?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명청 시대사 연구에서 저명한 학자 도러시 고는 민족주의자, 오리엔탈리스트, 페미니스트의 논쟁을 뛰어넘어 전족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한다. 고전 시, 필기, 이곡, 민가, 근대의 신문과 잡지, 정부 문서, 서양인의 보고서 및 회고록까지 섭렵하며 1000년에 걸친 전족의 역사를 폭넓게 파헤쳤다. 

 

 

남성 욕망의 투영


 전족은 신체에 의지하는 경험이다. 중국 역사 수백 년 동안 특정 집단 여성들에게 이것은 현실이었다. 그러니 중요한 점은 발을 동여매는 행위를 그들의 전통적인 관습으로 만든 강력한 힘을 파악하는 것이며, 특정 시공간 속에서 그 몸들이 어떻게 대상화되고 주체화됐는지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전족에 대한 저자의 기본 전제다. 


 저자는 우선 남성의 시각을 통해 전족의 역사를 파고든다. 전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상당 부분 남성들의 관심과 감정에 의해 규정됐다. 전족 감상가들의 향수 어린 비애, 고증학자들의 호기심과 무심한 듯한 어조 속에 도사리고 있는 반감, 가장 우아한 한 쌍의 발을 찾아다니는 모험가들의 탐색 등이 ‘전족한 여자’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런 남성의 감정과 욕망이 아니었다면 여성의 전족은 없었을 것이다. 남성의 욕망이 투영돼 여성들은 자신의 발을 가꾸려는 충동을 계속 지녔고 이는 15세기에 전족의 유행을 가져왔다. 이에 저자는 남성들이 쓴 글의 행간을 살펴보고 여기 숨어 있는 공백과 침묵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들이 발휘한 권력을 드러낸다.


 다른 한편 저자는 매몰된 주인공인 전족 여성들의 목소리도 찾아 들려준다. 특히 근대 반전족 운동 기간에 나이 많은 여성들이 느낀 굴욕감, 향을 바치러 사원에 가는 여성들이 세련되어 보이지 못할까봐 느끼는 초조함 등 전족한 여성들 각자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세계 속에 살고 있었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현실, 행위의 동기와 선택의 갈등, 그들이 겪은 고통과 물심양면의 보상은 시시각각 변화해 여성은 자기 발을 거기에 맞춰가야 했다.

 

 

전족 여성들의 목소리를 찾아


 전성기에 전족은 여성들에게 성공을 위한 사다리였다. 부드럽고 순응적이며 남성의 욕망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작디작은 발을 가진 신데렐라들은 소수의 선택받은 신체였다. 이들의 발은 너무 작아서 뼈가 없거나 마치 조금의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여성은 극소수였다. 대다수의 여성은 완강한 몸을 지니고 있어, 전족의 유행 속에서 남보다 더 나은 몸을 가지려고 뼈를 깎는 노력과 광란의 욕망을 발산하기도 했다.


 저자는 근대를 먼저 서술한 뒤 전통 시대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전족의 문화적 명성과 성적 욕망의 추구가 극단으로 치달았던 전성기에서 책의 끝을 맺는다. 이런 도치 서술은 우리 대부분이 상식으로 갖고 있는 반전족 운동의 관점을 허무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 전반부는 19~20세기 전족과 관련된 글과 이미지 문헌이 불꽃을 튀기는 장면을 연출한다. 반면 후반부는 12세기에서 19세기 초까지 전족의 아우라와 신비로움을 구성하고 유지했던 은폐 전략들을 검토한다. 전족의 기원과 사회적 유행에 대한 명청 고증학자들의 이론을 충실히 복원하면서, 결국 전족은 텍스트와 사회적 실행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탄생한 풍속임을 밝힌다. 나아가 더 대중적인 문학 장르에 등장하는 전족의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탐색하는 가운데 점차 여성의 시각으로 전환한다. 이로써 단순히 성적 환상의 도구만이 아니라 매일의 몸치장이자 사회적 교제 수단인 패션으로서의 전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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