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회삿돈 2215억을 횡령해 사적 용도로 쓴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44)씨 측이 두 번째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과 관련해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 측은 첫 공판에서 "기록 복사가 안 됐다"고 주장해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과 피고인 측의 혐의 인부 절차 등이 진행되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날 이씨는 녹색 수의를 입고 페이스쉴드를 쓴 채 법정에 등장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변호인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이씨의 범죄수익은닉 혐의가 아직 법정에 넘어오지 않은 만큼, 해당 혐의가 기소되면 병합해 재판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씨가 횡령금 일부를 가족 명의로 사용하면서 이 사건의 '제3자 몰수·추징' 관련 명의자들이 이날 법정에 나왔다. 이들은 '몰수·추징에 반대하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아직 변호사와 협의가 되지 않아서 마무리되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이씨의 다음 공판은 내달 12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며 회사 계좌에서 자신 명의 증권 계좌로 15회에 걸쳐 총 2215억원을 이체해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임의 사용한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이 드러나자 이씨는 잠적했고, 경찰은 지난 1월5일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은신하고 있던 이씨를 발견해 체포했다. 이후 이씨는 구속됐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금괴 690억원 상당을 회수했다. 또 252억원의 증권계좌를 동결했고, 부동산 등에 대한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해 법원에서 394억원이 인용됐다. 법원은 최근 이씨 재산 1144억여원에 대한 추징 보전도 받아들였다.
이씨는 횡령금 2215억원 중 335억원을 회사에 반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씨는 횡령금으로 총 42개 종목에 주식 투자했다가 762억원을 손실 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이씨 횡령 범행 부분을 넘겨받아 수사했고, 이 부분을 재판에 넘겼다. 이씨와 그의 가족 4명은 지난 달 28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송치됐다. 경찰은 이씨와 같은 팀 직원 2명도 방조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