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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여성의 일상을 담은 메리 카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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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집콕이 일상이 된 요즘의 생활 패턴을 돌아보면 사방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듯하다.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도 4,000여명 내외가 되어간다. 이 바이러스와의 전쟁도 언제가 끝이 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하여 개인의 자유가 억눌린다는 것이 여러모로 불편한 것이 현실이다.


제한된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규제로 인한 불편함은 19세기 프랑스 여성들도 피할 수 없었다. 이시대 여성들은 사회적 계급에 따른 여성 개개인의 합법적인 권리나 자율성은 다르게 적용되었다. 중상류층의 여성일수록 개인의 주체성보다는 남편의 아내라는 종속 개념이 강하여 개인의 재산에 대한 통제권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먼발치에서나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림의 떡이었다. 바람을 쐬거나 커피를 마시고 싶어 혼자 카페에 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특히 사색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여성 화가들에게는 소소한 자유나 기쁨을 느껴보기 어려운 시기였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여성 화가 메리 카셋 (Mary Cassatt)은 이런 상황에서도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메리 카셋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유명한 인상주의 남성 화가들의 친분 있는 여성 동료, 특히 ‘발레리나 화가’로 불리는 에드가 드가의 친한 친구이자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준 인물로 자주 언급된다.


카셋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기에 남편이나 아버지와 같은 남성의 동행 없이 스케치북이나 캔버스를 가지고 공공장소에서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대신 자신이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택했는데 그곳이 바로 집이다. 카셋은 여성들의 자연스러운 소소한 일상을 캔버스에 담는다. 동시대에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카밀 피사로와 같은 남성 작가들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도심전경이나 철도, 기차 같이 산업 혁명을 상징하는 주제들
과는 상반된다.

 


메리 카셋의 대표작 <차> 를 보면, 작품 속 배경은 외부가 아닌 손님을 대접하는 가정의 드로잉 룸(drawing room)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벽난로, 금색 장식 프레임의 페인팅과 세라믹 병 등 인테리어 장식품들은 상류층 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티를 마시는 문화, 흔히 에프터눈 티라고 칭하는 서양의 티 문화는 중상류층 여성들의 사교계 모임 수단이었으며, 차는 지금까지도 남녀 노소가 즐기는 기호 식품이 된다.

 

그림 속 모자와 장갑을 끼고 있는 여성은 메리 카셋의 친구며, 손을 턱에 가져다 대고 고민하는 여성은 호스트이자 카셋의 여동생 리디아다. 카페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던 카셋에게는 집에서 차를 마시는 문화가 일상이 되어, 티를 즐기는 여성들의 모습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

 

 

메리 카셋이 즐겨 그린 또 다른 주제는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이다. 여성 작가는 전문 모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없었기에 집안을 배경으로 한 어린 아이와 엄마는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었다. 카셋은 자신의 여동생, 조카나 집에 오는 주변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여 그림을 그렸다.


<아이의 목욕> 은 우리가 마치 이 모녀의 집에 함께 사는 사람인 듯 지극히 사적인 모습을 마주하게 한다. 아이가 떨어지지 않게 엄마의 큰 손으로 아이의 허리를 잡아 발을 닦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색상 역시 온화한 파스텔 색 덕분에 집안의 은은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파란 소파에 앉아 있는 소녀>는 전형적인 아이의 편안한 모습을 나타낸다. 그림 속 아이는 그 누구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는 듯 속치마가 훤히 보여도 상관 없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아이들만의 특권이기도 하다. 옆 소파에 누워 있는 작은 강아지도 곤히 잠을 자고 있는데 이 공간의 안락함을 증명해주는 귀여운 요소가 된다. 소파의 휘날리는 꽃무늬 패턴들은 인상주의 화풍의 특징인 빠르고 짧은 붓 터치를 보여주며 카셋이 상대적으로 인물 표현에 더 집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자신에게 많은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메리 카셋은 남성 화가들이 그릴 수 없는 소재를 가정이라는 환경 속에서 찾아내고 창작활동을 하며 그녀만의 따듯한 화풍을 만들었다. 우리 중 어떤 누구도 현재 달라져버린 일상의 늪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각자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정진하다 보면 자신만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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