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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직론직설】 김건희 녹취록 보도파문 국힘은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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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방송금지가처분신청 일부 인용으로 MBC보도

 

[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서울서부지법이 14일 국민의힘, 엄밀히 말하면 김건희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함으로서 MBC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16일 저녁 김씨가 지난해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 기자와 통화한 총 7시간 45분 분량의 녹음 파일 중 김씨 관련 수사나 사생활, 언론사에 대한 불만 등을 제외한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대화 내용은 이 기자가 어떤 사안에 대해 질문을 하고 김건희씨가 답을 하는 취재형식의 대화가 아니라 정말 친한 오누이가 어떤 상황에 대해 사적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대화에 격식이나 조심스러움이 없었다. 누가 보더라도 미디어 취재를 위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통화내용이었다.

 

더욱이 김건희씨와 통화한 이명수 기자는 뉴스리포터가 아닌 촬영기자인 것으로 알려져 촬영기자가 6개월간 취재를 위해 취재원과 밀접 접촉하고 통화했다는 것은 언론사 취재관행이나 상식에도 전혀 맞지 않는 것이었다.

 

 

핵폭탄급 내용 없어 국힘 안도 분위기 추가 공개시 후폭풍 예상

 

이날 MBC에서 보도된 내용만 보면 대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핵폭탄급 내용도 아니었고 그저 흥미유발을 위한 황색저널리즘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물론 김건희씨가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한 9개 분야의 발언 중에는 위험수위를 넘는 발언도 있었지만 법원에서 가처분 일부 인용이 되어 공개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측과 보수 유투버들은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오히려 공격모드로 돌아섰지만 이 같은 반응이 MBC나 서울의 소리를 자극해 미공개 발언이 공개되면 어떤 후폭풍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번 보도파문 사건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것은 이해당사자인 국민의힘이나 대다수의 언론, 언론학계, 법조계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를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며 수박겉핡기 식의 비판만 할 뿐 언론의 기능과 기자 취재윤리 등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신랄하고도 통렬한 지적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의 기능은 대중매체(Mass Media)를 통해 대중(독자, 시청자)들에게 정보(News)를 공정하고도 사실에 준하여 전달하는 ‘보도의 기능’과 정보를 공유(Communication)하여 사회를 이끌어가는 ‘계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체계가 갖추어진 대중매체의 경우 소위 말하는 게이트키핑(Gatekeeping) 과정을 거쳐 뉴스가 취재 보도된다. 게이트키핑 과정이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면서도 취재과정에서의 기자윤리는 지켰는가, 취재원 보호는 확실히 하는가, 내용이 사실에 근거하였는가, 의도적인 여론몰이성 보도가 아닌가 등에 대해 오전 오후 저녁 하루에 3번의 편집회의를 거쳐 뉴스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을 말한다.

 

 

인터넷매체 게이트키핑 과정 없는 편파보도 우려

 

그런데 요즘 접근의 편리성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매체, 유튜브 방송, SNS를 활용한 온라인매체나 1인미디어는 빈약한 인력과 자금력으로 운용되다보니 게이트키핑 과정 없이 기사의 오류성과 편파성이 우려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 김건희씨와 52차례에 걸쳐 7시간45분동안 통화한 ‘서울의 소리’라는 매체도 2009년 등록한 인터넷매체이며 유튜브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매체는 친여 진보성향의 매체로 ‘응징언론’을 표방하며 보수진영을 비판하는 보도를 주로 해오던 매체이다.

 

이 매체를 운영중인 백은종 대표는 14일 주진우씨가 진행하는 KBS1라디오에 출연해서 “공익을 위해 언론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월급 안 받는다. 이번에 김건희씨를 취재한 이명수 기자도 7년간 봉사했는데 요즘 와서 활동비 등 월급을 준다”며 “MBC에 녹취록을 준 것은 보다 많이 알리기 위해 영향력이 큰 메이저언론에서 보도하기를 원했고 각 언론사가 녹취록 달라면 다 주겠다. KBS, SBS, TV조선, 채널A 포함해서 대형매체들이 보도하겠다고 약속만 하면 다 주겠다”고 말했다.

 

대형매체(메이저언론)이든 군소매체(마이너언론)이든 기자는 취재 윤리강령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한국기자협회의 기자윤리강령에 따르면 기자는 공정보도, 정당한 정보수집, 올바른 정보사용, 취재원 보호 등 10가지 윤리강령을 지키도록 되어 있다.

 

 

기자윤리강령 위배한 의도적 기획취재

 

취재는 반드시 보도를 목적으로 해야 하며 자사 매체에 공정하게 보도하며 취재원 보호 등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번 김건희씨 녹취록 사건은 정상적인 취재 보도 과정이라고 설명하기 어렵고, 다분히 여론 호도를 위한 기획취재였고 국민의 알 권리를 빙자한 취재사기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더욱이 이러한 과정을 알면서도 그 파일을 제공 받아 보도한 MBC나 언론의 기능과 취재 윤리를 법적인 기준으로만 판단하여 가처분 일부 인용 판결을 내린 법원도 언론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런데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대응이다.

 

김건희씨가 6개월 동안 친여 진보매체 기자와 52차례나 통화했는데 그 과정과 통화내용을 어떻게 전혀 모를 수가 있느냐는 것이며, 유력 대선후보의 아내로 영부인이 될지도 모르는 김건희씨에 대해 미디어 대응팀조차 꾸려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사소하고 사적으로 한 얘기라도 뉴스의 7가지 요건에 해당하는 ‘저명성’이라는 면에서 핵폭탄급 뉴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언론사 입사준비를 하는 사람이거나 언론사 기자들은 다 아는 기초적인 상식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 중에 얼마나 많은 언론인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이런 기초적인 대응조차도 못했다니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국민의 힘 선대본 대응 너무 한심

 

더욱이 김건희씨 녹취록 방송 얘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12일부터 찌라시에 떠도는 발언 내용을 보고 법적 대응 한답시고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이나 하고 MBC 항의방문, 방송패널로 나와서 몽니 부리듯 의도된 불법 기획취재라고만 대응을 하니 국민들로부터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언론탄압을 하고 있다는 여론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예전 오프라인 시대와는 달리 온라인 SNS 시대인 작금에는 김건희씨 녹취록 원본 파일까지는 아니어도 발언 내용 요약본이 12일 당일 삽시간에 퍼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서울의 소리’라는 매체의 성격과 응징언론을 표방하며 매체를 운영 중인 백은종 대표가 어떤 성향의 보도를 해 왔는가는 포털사이트 검색 한시간이면 파악이 가능하고 그런 매체에서 왜 영부인 후보에게 접근했는가하는 이유는 초등학생도 알만 할텐데 방송에 패널로 나온 국민의힘 공보단장은 “‘서울의 소리’가 언론사인지 유튜브인지는 모르겠지만 불법 기획취재를 해서 가처분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발언을 하니까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취재 윤리를 저버린 언론의 비도덕적 취재행태와 언론 대응에 미숙하기 그지없는 국힘 선대본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 자업자득 지금부터 언론대응 잘해야

 

국민의힘 선대본은 누구를 탓하거나 핑계대지말고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부터라도 후보와 후보 배우자에 대한 언론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절반 이상을 언론계에서 보냈는데 요즘처럼 언론인 생활에 대해 허탈감을 느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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