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구상 담은 책 출간하며 대선 출마 가능성
與도 野도 아닌 제3지대에서 대권도전 의지
전략적 모호성 유지한 채 단일화로 판 흔들수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자 대권을 향해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 기착점은 제3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여야로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제안을 받고도 능력과 준비 부족을 이유로 모두 고사했던 김 전 부총리는 그간 대선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과 행보가 잇따르면서 대선 출마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대선 링 위에 오르기 전 워밍업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김 전 부총리는 대권을 향한 의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19일 CBS라디오에 "34년간 공직에 몸담아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이 미래와 나라를 위해 해야 될 일이 있다면 몸을 던지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과감한 정치 행보도 연출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대한민국 금기 깨기'라는 책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개헌 추진과 승자독식 구조를 깨고 기회복지 국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정치 구상을 제시했다. 지난 주에는 '킹 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갖고 정국 현안과 국가비전 등을 논의한 데이어 이번 주에는 국민의힘 당에서 장외주자 영입을 맡은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회동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 부총리가 대선 출사표를 던진다면 문재인 정부 고위직 출신의 마지막 대권주자일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부총리는 정치 경험이 전무하지만 정치권에선 대권주자로서 '몸값'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통 관료 출신이란 점과 선거철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충청권 인물이란 점에서 정치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의 소년가장, 상고·야간대학 졸업 등 흙수저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란 점도 정치권이 주목하는 배경이다.
관건은 김 전 부총리가 깃발을 어디에 꽂고 대선 출마를 하느냐다.
정치권에선 김 전 부총리가 거대양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화를 기반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3지대에서의 출마 가능성에 관해 "제3지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정치 세력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김 전 부총리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등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을 세웠던 만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둥지를 틀고 대권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사실 경제정책 운영과 관련되어서 청와대 정책실과의 충돌, 그다음에 갈등 때문에 자진사표하고 나갔잖냐"며 "또 그분은 시장주의자다.
소득주도가 뭐 경제성장부터 말도 안 되는 그런 정책을 내놓아 가지고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을 하고 그것이 결국 고용에 주름살을 줬지 않나? 그때부터 이제 갈등이 생겨져왔는데 그분도 우리 당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김 전 부총리 본인이 단일화를 통해 후보로 선출된다면 기성 정치의 틀을 깨고 '정치교체'의 선봉에 설 수 있고, 설사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패하더라도 대선 승리에 힘을 보탠다면 유리한 입지에서 다음 정치 행보를 구상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민주당도 김 전 부총리를 향해 구애를 하고 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전 부총리를 향해 "흙수저 출신에 승자독식을 깨겠다는 철학과 비전,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까지 갖춘 분"이라며 "국민의힘과 김 전 부총리는 물과 기름이다. 민주당과 꼭 함께하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김 전 부총리가 여야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대권 도전이 현실화될 경우 당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쏠린 야권 표가 김 전 부총리에게 옮겨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에서 대선 출마 채비에 돌입한 것을 두고 이른바 '게임 체인저'를 노린 몸값 높이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분석도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정권교체'에 역점을 둔 대권행보를 펼치고 있는 반면, 김 전 부총리는 정권교체보다 '정치세력 교체'를 더 중시하며 결이 다른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김 전 부총리가 원내 1, 2당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 머물면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여야 모두 흔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분간 독자행보를 통해 지지율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다음 여당 혹은 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대선판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