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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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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희 복지부장관이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각국의 움직임에 비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신임 장관이 치매문제를 분명한 보건의료정책 목표로 삼아서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은 백번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문제는 난제중의 난제인 이 치매문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제까지 정부정책이 그렇듯이 말만 요란한 홍보성 정책수준을 벗어나려면 기존 관행과 타성을 극복한 관점과 계획이 중요하다. 우선 노무현 정부가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적이 있었다. 암 조기진단제도를 도입하고 정부예산도 1027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암 예방과 환자수 감소, 치료기술의 발전은 미미하다. 국립암센터를 세우고 전문적인 연구까지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선진적인 치료지침조차 만들어 보급하지 못했다. 거꾸로 9000억원대의 암치료비가 1조4000억원으로 늘어났을 뿐이다. 암과의 전쟁선포 당시 구체적인 목표와 철저한 문제의식 없이 홍보성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치매와의 전쟁은 이런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그러면 치매와의 전쟁이 효과를 가져와 국민들의 고통과 가정파괴, 노인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정책이 구체화되어야 할까.
盧정권때 실패한 ‘암과의 전쟁’
첫째, 과학적인 데이터 확보다. 최근에 많이 개선됐지만 정책수립과 집행에 필수적인 치매관련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 서양인보다 발병률이 적은 한국인의 치매특성도 우리는 아직 잘 모른다. 서양의 경우 치매환자의 60% 정도가 알츠하이머병, 나머지가 혈관성과 기타 치매로 알려졌다. 일본은 뇌혈관성 치매가 50~70%, 알츠하이머가 40%라는 통계도 있다. 그러면 한국의 치매환자는 어떤 경향을 보이고 있는가. 이런 데이터에 근거하여 중증, 경증, 또는 초기, 중기, 발병 이전과 이후 등 이미 발병한 환자의 유형별 대책뿐 아니라 치매질환의 원인별 특성에 따른 대책과 선진적인 치료방식의 보급도 가능하다.
둘째, 한국치매환자 중에는 혈관성 치매가 많은데, 이는 음주, 뇌졸, 외상, 고혈압, 당뇨 등의 문제와 결합돼 있다. 이런 치매 치료는 원인질병의 치료가 병행 발전되지 않는 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 국민 전체의 음식, 음주, 흡연, 물, 공기, 스트레스 환경 등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술에 대한 보다 강력한 광고억제와 판매제한, 도수가 높은 술에 대한 건강증진금 부과 등 다양한 대책도 함께 추진할 때 치매발병을 줄일 수 있고, 치료효과도 배가 된다.
셋째, 세계치매환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퇴행성 치매의 경우 이미 세포의 60% 이상이 사멸하면서 나타나는 증세이기 때문에 진단조차 쉽지 않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한국에서 루게릭병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세포의 죽음을 예방하고 기능을 유지시켜주는 이 치료제의 개발은 그 효능의 특성으로 볼 때, 뇌세포의 사멸로 인한 여러 질병, 즉 파킨슨, 헌팅턴, 알츠하이머 치매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동물임상에서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를 예방하고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신속하게 국가적 전략과제로 만든다면, 치매분야의 한국산 신약이 탄생할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게 된다.
홍보성 아닌 구체적 목표 중요
넷째, 치매환자 문제는 각 가정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이며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 확보가 중요하다. 더 이상 노인이 되면 으레 치매가 온다는 식의 태도나 집안에 감추고 있을 사안이 아니다. 다양한 홍보와 적극적인 대책을 통해 공론화하고 우리사회가 치매환자와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을 떠안아야 한다. 다행히 요양보험이 구체화되면서 제도가 정비되고 있지만, 요양대상의 확대와 입소, 간병비, 식비 등 가족부담을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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