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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공주 연미산에 연인과 가족이 몰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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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자연미술' 매력 어필
40년째 이어온 야투의 자연미술, 코로나19 속 사랑받아
20일 학술세미나, 강금실 전 장관 공동진행자로 참여

 

코로나팬데믹으로 많은 비엔날레들이 일정을 축소하거나 내년으로 연기했다. 그런데 일정을 연기도 하지 않고 본디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는 비엔날레가 있어 찾았다. 충남 공주시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올해 9회째로, 30일까지 계속된다.

 

송림이 우거진 연미산은 곰과 나무꾼의 ‘사랑 아닌 사랑이야기’가 천년의 설화로 전해지고 있다. 덕분에 설치 작품 중 많은 숫자가 곰이다.

 

연미산의 만추도 아름다운데다 자연과 호흡하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설치작품들이 산속에서 제자리를 잡고 관객과 만나는 모습이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은 어른 아이 할것없이 모두 마스크를 했다. 하지만 역시 자연의 청정함은 제일 큰 보약이다.

 

전시의 구성은 ‘新(신)섞기시대_또 다른 조우’를 주제로 6개국 26팀(작가 31명)이 참여한 본전시 ‘新섞기시대 전’과 특별전 ‘자연미술 영상전’으로 이뤄졌다. ‘新섞기시대전’은 다시 야외전과 실내전으로 구성됐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균형을 이뤄 상생한 신석기시대를 상상하며 자연과 인간의 상생 회복과 희망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 여기에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130여 편의 영상작품은 주 전시장인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모니터를 통해 상영되고 있다.

 

또 비엔날레는 자연미술 시민강좌와 상설체험 및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시민들의 문화체험 기회를 높이고 있다.

 

기획의도는 충분히 살아났다. 또 설치 작품들은 대부분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작품 속에 입장하거나 만지는 등 참여가 가능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들은 마스크를 하고 코로나 속에서도 사진 촬영도 하고 신나게 주말을 즐기는 모습이다.

 

 

'노아의 방주' , 기후 위기 경각심 일깨워

 

이경호, 엘라, 장태산, 조상철이 함께 한 USTUDIO의  ‘노아의 방주’는 인기 만점이었다. 연미산의 나무들을 훼손하지 않고 작품과 잘 어우러지게 만든 이 작품은 높이만 1160cm. 인간이 기후 위기를 잘 대처하지 못해 남극 북극 만년설 등이 융해되고, 이후 해수면이 70m 상승한 미래 2150년을 설정해 산꼭대기에 좌초된 방주 형태의 배로 만든 것이다. 산꼭대기에 설치된 외부 형태도 눈길을 끌지만, 방주 안에서는 미래 기후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주는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만나게 된다. 여러 가족들이 줄서서 볼 정도로 인기있다.

 

고요한 작가가 목재와 철재를 써서 제작한 작품 ‘솔곰’은 10m가 넘는 대작. 산 중턱의 묵묵히 서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에 주목하고 그 소나무를 작품으로 끌어들였다. 관객들은 곰안으로 들어와 2층과 3층 전망대에 오르고 바깥을 내려다볼 수 있다.

 

알렉세이 카니스도 곰을 만들었다. 강한 곰이 국가의 상징인 러시아 출신인만큼 그의 곰은 크고 강한 모습이다. 오크 소재로 260x100x130cm 사이즈, 그러나 돌 무더기가 제단처럼 놓이고 곰은 검은 숯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불씨만 옮겨붙으면 금방 재가 되어 하늘의 별이 될 것처럼 보인다.

 

중국 작가 양린은 두 당나귀의 상체를 결합시켜 ‘뷔리당의 당나귀’에서 상상된 이미지를 만들었다. ‘뷔리당의 당나귀’는 14세기 장 뷔리당 교수(파리대학)가 기르던 당나귀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뷔리당 교수가 하루종일 일하느라 너무 지친 당나귀에게 물과 건초더미를 주었더니 둘중 어느 것을 먼저 먹을까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어죽었다고 한다. 둘중 하나를 선택하지 못하거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 혹은 상황을 일컫는다. 양린의 당나귀에는 종이 달려 종 소리가 달랑달랑 나면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연미산에 얽힌 '곰과 나무꾼의 사랑'

 

양린의 당나귀에서 울리는 종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그 인근에 나뒹구는 이재황의 큰 토기를 만나게 된다. 마치 신석기인들이 쓰다 버린 듯 무심하게 놓여있다.

 

정장직은 연미산의 행복을 기원하는 행운의 얼굴들을 주역 64괘 형식에 얼굴 표현을 합성, 스테인레스판으로 만들어 개선문 형태로 조합해 사람들이 지나다니도록 설치했다.

 

손정희의 ‘구애’는 일단 시각적으로도 강렬하다. 커다란 둥지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수컷이 종족 번식을 위해 자연 최음제 굴을 잔뜩 까먹고 발기된 모습으로 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 수컷에게는 날개도 없을 뿐 아니라, 손도 팔도 눈도 얼굴도 없다. 상체만 비대하게 컸지 감정을 표현할 그 무엇이 없는 것이다. 작가는 인간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입구쪽에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진 반짝이는 작품 ‘The Illusor’은 첸 웬링 작품이다. 작가 자신의 어린시절 추억을 반추해 명상하는 소년의 모습을 만들었다.

 

신인류로 나타난 반 고흐

 

이이남은 형광빛 연두색의 반 고흐 3D프린팅+페인팅 기법으로 제작했다. ‘고흐-신인류를 만나다’란 제목의 이 작품은 코와 귀가 찢어진 불완전한 형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선주는 ‘바람’을 모티브로 ‘바람의자’를 만들었다. 또 레 퓌작 등은 5개의 철제박스 속에 자연물을 넣어 ‘만약 사계절이 사라진다면 일년의 시간을 어떻게 구성할수 있을까?’란 의문을 던진다.

 

김데몬(홍순명, 오정현)의 ‘운석’은 연미산에 불시에 떨어진 운석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 작품이다. 이응우의 자연석을 쌓은 ‘소망탑’ 앞에서는 여느 산에서처럼 소망을 빌고 싶어진다.

 

오의석은 시멘트와 자연목으로 만든 3단의 노출콘크리트 사각기둥 ‘출토’를 만들었다. 오랜 시간 땅속에서 견뎠던 나무 뿌리를 다시 현시대 문명재인 콘크리트 기둥에 다시 심어놓았다.

 

 

연미산에 떨어진 운석을 찾아라

 

실내 전시장에는 구름과 바람을 형상화한 강운의 ‘공기와 꿈’, 이종관이 인도거리에서 수집한 벼라별 파편 오브제들을 침대스프링에 연결한 설치작품, 평면상에 겹친 2차원의 천을 통해 나무라는 3차원의 덩어리를 만든 조은필의 ‘발견의 자리’ 등이 전시됐다.

 

한편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학술세미나’는 20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숲속마루에서 열린다. 작가와 지식공동체 대표, 교수 등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위기 속 예술가의 역할과 자연 미술의 미래에 관해 토론을 벌이게 된다.

 

'자연미술의 새로운 접근과 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세미나에는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예술가의 역할과 과제, 자연 미술의 미래 등에 관한 다양한 이슈가 등장할 예정이다.

 

'포럼 지구와사람' 강금실 대표(전 법무장관)와 임수미 총감독이 진행하고 이경호 참여작가, 윤진섭 미술평론가,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정혜진 변호사, 이응우 야투 회장, 심상용 서울대 교수 등이 발제자로 참가한다.

 

강금실 대표는 2012년부터 생태 문명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지식공동체인 '포럼 지구와사람'을 이끌고 있다.

 

 

20일 세미나에 강금실 전장관 공동진행자로 참석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임수미 감독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자연미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신석기시대’와 같은 듯 하면서도 또다른 예술문화의 토대를 만들고 그 토대가 새롭게 확장,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40년째 ‘자연미술운동’을 펼치고 있는 고승현 비엔날레 위원장은 “무분별한 자연파괴와 생태적 균형을 잃고 신음하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야투의 자연미술 활동은 자연, 생태, 환경, 생명, 평화라는 글로벌한 이슈를 가지고 활발하게 전개돼왔다”면서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해 세계에 널리 알려진 야투의 자연미술운동이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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