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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무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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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파기 명분 쌓은 제주, 반박 나선 이스타
양측 모두 '계약 파기 책임론' 대비하는 듯

 

 

[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종료 시점이 잠정 연기된 가운데, 사실상 인수전 무산이 유력한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선결 조건을 불이행했다며 계약을 해제할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힌 반면, 이스타항공은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했다고 맞섰다. 이와 관련, 양측이 계약 파기 이후 법적 공방을 대비해 상반되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항공 "이스타가 선행조건 불이행…계약 깰 조건 충족 "

 

제주항공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홀딩스로부터 계약 이행과 관련된 공문을 받았다"라며 "이스타홀딩스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하여 사실상 진전된 사항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제주항공은 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되었음을 밝힌다"라며 "다만,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안에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이스타항공이 15일 자정까지 250억원가량의 체불임금을 포함한 1700억원대의 미지급금을 갚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선결조건은 태국 현지 총판 타이이스타젯의 지급보증 사안 해소와 체불임금과 조업료·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 약 1700억원을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미지급금 해결을 위해 직원들에게 체불임금 중 일부 반납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리스사, 조업사 등 관계사와도 협의에 나섰지만 선결조건 이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 쌓은 제주항공…파격적 지원 없이는 파기 수순 밟을 듯

 

제주항공의 이날 입장문은 이스타항공이 선행 조건을 해결하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제주항공이 계약을 해제할 명분을 갖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정부의 파격적인 추가 지원 등이 나오지 않는 이상 계약 파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이스타항공 M&A 타결을 전제로 제주항공에 인수금융으로 17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 금액으로 미지급금 해소와 경영정상화 등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계약 해제 조건을 충족했는데 즉시 인수 계약을 깨지 않은 것은 이스타항공이 파산했을 시 실직자 1600명 발생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M&A 성사를 요청하고, 고용노동부가 중재에 나선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추가 금융·정책 지원이 나오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정부가 M&A 성사를 위한 충분한 추가 지원을 약속하면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재무적 부담을 낮추면서 '딜 성사' 쪽으로 긍정 검토는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특혜 논란이 불거질 소지도 있어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나아가 제주항공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자금 사정이 악화하며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92억원과 영업손실 657억원, 당기순손실 10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은 약 680억원에 불과하다.

 

운영 기재에 대한 고정비, 인건비 부담도 있어 이스타항공 인수 시 제주항공마저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이스타항공 "선행조건 완료" 반박…공방전 벌어지나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라며 제주항공의 발표에 반박했다.

 

이스타항공은 타이이스타젯의 지급보증 사안은 해결된 사안이며, 미지급금 해소는 계약서상의 의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같은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행조건이 완료된 만큼 속히 계약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드린다"고 했다. 또한 "주식매매계약서상 의무가 아님에도 제주항공이 추가로 요청한 미지급금 해소에 대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 상반된 입장을 밝히자, 업계에서는 선결조건 항목 및 이행 여부에 대한 양측의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인수 무산이 유력하므로 향후 계약 파기 소송을 대비해 양측이 책임을 피하려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제주항공은 인수전 논의와 관련한 추가 일정은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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