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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영환 칼럼] 제3지대론 시장에서 통할까?

‘장기적으로 볼 때 모든 시장은 두 마리 말만 달리는 경주가 된다.’

이원성의 법칙(The Law of the Duality)은 <마케팅 불변의 법칙> 중 8번째 원칙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알 리스가 마케팅의 바이블 같은 동명의 책에서 소개한 마케팅 세상을 지배하는 22개의 확고한 원칙이다. 

‘새 영역의 초기에는 사다리에 가로대가 많게 마련이지만, 그 사다리는 점차 2개의 가로대로 좁혀진다.’

가장 강한 둘만이 살아남는다는 이론이 이원성의 법칙이다.
 
선거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구조를 보면 한국의 정치는 이원성의 법칙이 지배한다. 

대통령선거를 필두로 총선과 지방선거는 대부분 두 개의 강력한 정치세력 경쟁으로 귀착됐다. 

몇 번의 예외는 있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네 후보간 대통령선거, 90년대 총선에서 충청권을 중심으로 자민련 등 일부 지역 정당의 선전, 그리고 2017년 탄핵 이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독주한 대선과 지방선거 등이다.

탄핵과 선거참패를 거치며 거의 붕괴 직전이었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어느덧 기력을 회복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한국 정치를 양당 간 대결 구도로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 정치를 마케팅의 이원성의 법칙에 대입해보면 재미있는 현상들이 발견된다.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존망(存亡)을 관찰하면 싸움이 대체로 오래된 브랜드와 새롭게 부상한 브랜드간 혈전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유경쟁이라면 절대강자의 독식은 있을 수 없다.

대부분 시장에서 초기 시장점유율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마켓리더는 경쟁으로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뒤따르는 2위 브랜드가 점유율을 높여간다.

마켓리더 코카콜라는 1969년 시장점유율이 60%였으나 1991년 45%로 줄었다. 

같은 기간 2위 펩시콜라는 25%에서 40%로 점유율을 늘렸다.

새로운 브랜드인 로열크라운 콜라는 시장 공략 초기에 점유율을 6%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시장은 선두를 추격하며 각축을 벌이는 1,2위간 경쟁으로 귀결된다. 

3인자는 자리를 지키기가 힘들어진다. 

로열크라운 역시 1991년 3% 점유율로 쇠락했다. 

보통 불안한 3위 신세는 한시바삐 자신의 이익을 낼 수 있는 다른 분야를 개척하곤 한다.

3M은 광산회사였다. 듀폰은 화약공장이었으며, 노키아는 목재·펄프회사였다.

이들은 시장한계, 과열경쟁, 수익성 악화에 밀린 3인자 이하였고 이들은 다른 시장으로의 업종 전환을 모색한 후 성공했다. 

3위에겐 이따금 1,2위간 싸움이 너무도 치열해 2인자가 누군지 분명하게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능숙하게 대처하는가가 중요하다. 

선거의 경우엔 지지율 3위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

이들에겐 1,2위와의 격차도 있지만, 뒤에 있는 추격자한테 추월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더욱 힘들다. 

그래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자임하거나 타 후보 지지선언 후 후보사퇴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들은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원한다. 

시장 초기에는 3위나 4위도 매력적으로 보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브랜드가 더욱 익숙해지면 아무리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더라도 1,2위 브랜드가 더 나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된다.

혁신적 PC나 모바일 기기업체가 초기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몰락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선거의 경우 유권자의 사표방지 심리도 유사한 현상이다.

이렇게 성숙한 시장에서는 선두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1,2위 간의 경쟁으로 3인자의 자리가 가장 지키기 힘들다.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햄버거시장, 나이키와 리복의 운동화시장, 우리나라 전자기기의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시장은 두 경주마의 시장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여의도정치에 제3지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의당을 제외하곤 제1,2당에 끼지 못한 대부분의 정파가 제3지대론을 피력하고 있다. 

총선을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정당 중에 끝까지 살아남은 정당은 우리 정치사에 흔치 않다. 

언제나 명분은 있었다. 현실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정치세력간 힘의 논리와 유권자 인식의 한계라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혔다.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면 알 리스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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