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0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아픔을 치유로 바꾼 43년의 사랑

URL복사

오해와 편견이 빚은 애환의 섬, 소록도의 천사들 ‘마리안느와 마가렛’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남 고흥의 작은 섬, 소록도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해 한 평생 사랑과 봉사를 실천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조명하는 휴먼 다큐다. 소록도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 제작된 이 작품은 오해와 편견이 빚은 애환의 섬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43년간 끌어안은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청춘을 바쳐 구호활동에 매진


2005년 11월23일, 소록도의 집집마다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두 간호사가 보낸 마지막 편지였다.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할 수 없고 헤어지는 아픔을 남길까…’ 20대에 아무 연고도 없이 섬을 찾아왔던 이들은 그렇게 떠났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각각 1962년과 1966년에 한센인 구호단체인 다미안 재단을 통해 파견 간호사로 처음 소록도 땅을 밟았다. 두 사람은 아무 연고도 없는 지구 반대편의 대한민국 소록도에서 청춘을 바쳐 구호활동에 매진한다. 이후 공식적인 파견기간이 끝난 뒤에도 자원봉사자로 남아,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조건 없는 사랑으로 한센병 환자들과 그 자녀들을 보살폈다. 그리고 지난 2005년 11월, 건강이 악화된 두 사람은 결국 고국인 오스트리아행을 택했다.


20대 후반에 처음 섬을 찾았던 이들은 어느덧 70대를 넘긴 노인이 됐다. 많은 이들은 이와 같이 감동적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사연이 그들이 떠난 후에야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을 궁금해 했다. 이는 ‘해야할 일을 했을 뿐, 칭송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두 사람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드러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생을 바쳐 봉사의 삶을 살아온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그저 그 인생이 무척이나 행복했다며 끝까지

자신을 낮췄다.


차별을 바꾼 사랑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휴먼 다큐인 동시에 현대사적 가치와 의미 또한 담고 있는 역사 다큐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제는 한센병을 천형처럼 여겨 한센병 환자들을 소록도에 강제 수용시키고 갖은 핍박을 가했다. 해방 이후에도 이어지던 애환의 역사는 1984년 교황 방문을 기점으로 열악한 환경과 인식 변화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됐으나, 아직까지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뿌리 뽑힌 것은 아니다.


1960년대 당시 소록도는 6000명에 이르는 환자 대비 의료진은 고작 5명, 치료약도 시설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렇게 참담한 역사의 현장 그 한가운데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있었다. 두 사람은 맨손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도 환자와의 접촉을 피했던 것이 당시 의료진의 실태인데,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적극적인 의료는 파격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 의료진 역시 장갑을 벗고 벽을 허물게 됐다. 결국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그렇게 한센병에 대한 편견을 해소해 나가며, 우리나라 한센병 퇴치와 계몽에 큰 역할을 했다. 사실 소록도는 육지에서 고작 700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채 1km도 되지는 않지만 마음의 거리는 아득했던 우리 현대사의 민낯을 목도하게 되는 순간이다.


영화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소록도를 떠난 시점부터 그들이 처음 소록도를 찾은 꽃다운 20대 시절, 그리고 현재 80대에 이른 모습까지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삶에 짙게 배어있는 한센병 환자들의 가슴 저미는 사연도 접하게 된다. 이 한 편의 다큐를 통해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아픈 역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이 봉사한 43년이라는 긴 세월에 비례한 것은 아니다. 두 천사들은 한 사회의 묵은 편견과 오해, 무지에서 비롯된 차별을 바꿔 놓았다.


시인 이해인 수녀가 재능기부로 영화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이해인 수녀의 목소리와 더불어 마리안느, 마가렛과 수십 년간 연을 맺었던 의료진 한센인 성직자들의 인터뷰도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채운다. 40여년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했던 이들이 들려주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는 당시의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영화는 감정을 부채질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묵묵히 그들의 발자취를 비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 한 반도체 제조공장서 가스 누출 22명 병원
사고가 발생한 반도체 제조공장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 한 공장에서 화학약품 작업 중 염산 탱크에 염소산을 잘못 주입하면서 화학 반응과 함께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0여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9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5분경 미추홀구 도화동 한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가스가 누출 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2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중 작업자 4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18명은 자력으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탱크로리에서 화학반응이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고 중화제를 뿌려 진화 했다. 사고 직후 공장 인근 근로자 등 120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되자 인력 47명과 장비 29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관할 구청은 재난문자를 통해 "도화동 일대에서 가스 누출 사고 발생을 알리며 인근 주민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염산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