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19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경제

정부 ‘훈수’에 용선료 폭탄 맞은 해운사들

URL복사

97년 IMF체제서 정부 ‘대기업들 부채비율 200% 이하로 낮추라’ 지침에
해운선사들 ‘부채비율’ 높이는 사선 팔고 용선으로 대거 전환 나서

[시사뉴스 천세두 기자]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들이 외국 용선주들과의 용선료(선박 임차료) 인하 협상에 사활을 걸면서 그 성과가 주목된다. 그런데 해운선사들이 이런 상황에 내몰린데는 업체들 탓도 있지만 정부의 '지침' 영향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과의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 협상 시한을 늦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채권은행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상선 역시 외국 용선주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이처럼 두 해운업체가 용선료에 매달리는 이유는 회사 부실의 원인 중 하나가 고액의 용선료이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선대 151척 중 사선(회사 자체 보유 선박)이 60척, 용선(빌린 선박)이 91척이다. 지난해 순수 용선료 지불액은 약 1조원이고 앞으로도 1조원 안팎을 지불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선대 116척 중 사선이 33척, 용선이 83척이다. 지난해 순수 용선료 지불액은 9758억원이고 한진해운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1조원 안팎의 돈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고액 용선료 문제가 우리정부의 정책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1997년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들어갔을 당시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기업들에 당시 400%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라는 지침을 내렸다.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해운업에도 이 방침은 똑같이 적용됐다. 해운업체들의 경우 선박을 도입하고 건조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1000%를 넘는 경우도 있어 논란이 됐다. 해운업체들은 부채비율 200%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정부 방침에 따라야 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정부 방침에 따르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사선들을 처분했다. 사선을 건조하기 위한 차입금은 부채로 잡히지만 용선료는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두 업체는 사선을 처분하고 용선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보유 선박을 대부분 팔아 부채비율 기준을 어렵사리 충족했는데 공교롭게도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발 물동량 급증으로 해운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세계 각국의 해운업체들이 선박을 대규모로 건조해 운용하는 동안 부채비율 200% 규제에 묶인 두 해운업체는 선박을 사지 못하고 외국 선주들과 장기 용선계약을 맺어 컨테이너선을 빌려와 영업을 했다.

당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처럼 배를 빌리려는 선사들이 많아 용선료는 급등했지만 다른 나라 해운업체에 밀릴 수 없었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용선 규모를 오히려 더 늘렸다. 지불할 용선료보다 운항을 통해 챙길 수 있는 운임이 비쌌기 때문에 양사는 비싼 용선료를 감수하면서 장기 용선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물동량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물동량이 줄어들었지만 해상에는 세계 각국의 해운업체들이 조선소에 발주해 인도 받은 컨테이너선들이 가득했다. 해운서비스 공급과잉 때문에 운임이 용선료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했다. 운항을 할수록 손해가 나는 지경이 됐다.

곤란해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해마다 용선을 반납하면서 자구노력을 해왔지만 장기계약에 묶여 있는 선박이 많은 탓에 앞으로도 수년간 매년 1조원 안팎의 용선료를 내야하는 처지다. 일각에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정부 때문에 상투(최고로 오른 주식 시세를 속되게 이르는 말)를 잡은 꼴'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회생의 첫 관문으로 용선료 인하를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선주들은 다른 나라 해운업체들과 달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게만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채권은행이 '용선료 인하 협상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해운업계에선 1990년대 후반 우리정부의 부채비율 200% 규제가 사실상 용선료 문제를 촉발시킨 것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20조원대 2차 추경안 19일 국무회의 심의·의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경기 진작과 민생 회복에 주안점을 둔 제2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자마자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전날 국회에서 비공개 협의를 열고 22조원 수준의 2차 추경안 세부 내용을 최종 논의했다. 민생 회복을 위한 소비쿠폰(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1차로 보편 지급하고, 취약 계층에 대해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이 이 자리에서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국내 경제 현안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순방 기간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협력을 당부했다. 강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당정은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단국대병원, 최첨단 로봇수술 시스템 ‘다빈치 Xi’ 본격 가동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은 암 수술의 정밀성과 환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최첨단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Xi(Da Vinci Xi)’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고 19일 밝혔다. 병원은 지난 16일, 건강검진을 통해 7cm 크기의 자궁근종과 심한 빈혈이 확인된 48세 여성 환자에게 다빈치 Xi를 이용한 자궁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첫 로봇수술을 완료했다. 같은 날 난소낭종절제술, 이어 18일에는 자궁선근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궁전절제술도 연이어 실시했다. 오는 23일에는 담낭절제술이 예정되어 있어, 단국대병원은 로봇수술의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단국대병원은 지난해 로봇수술장비 도입 이후 류재욱 부원장을 중심으로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외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과 전담 코디네이터로 구성된 ‘로봇수술센터’를 갖추고 다수의 시뮬레이션 교육, 연수 및 수술 리허설을 통해 수술 준비와 숙련도를 높여왔다. ‘다빈치 Xi’는 최소침습적 수술 방식으로, 환자의 몸에 작은 구멍을 내고 4개의 로봇팔을 삽입한 뒤 의사가 콘솔을 통해 원격으로 수술을 조정하는 자동화 로봇수술 시스템이다. 고해상도

문화

더보기
음악극 ‘수상한 제삿날’... ‘유년의 추억’, ‘꿈’, ‘기억’으로 이어진 3부작의 완성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하지 못한 안녕, 잊고 있던 그리움을 기억하는 가족 이야기. 음악극 ‘수상한 제삿날’이 오는 8월, 강동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유년의 추억’, ‘꿈’, ‘기억’이라는 주제로 이어진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의 ‘수상한 3부작’을 마무리하는 완성작으로, 보이지 않는 기억을 잇는 제사의 풍경을 통해 가족과 삶의 의미를 따뜻하게 되새긴다. ‘수상한 제삿날’은 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가 선보여 온 생애 주기별 창작 공연 시리즈 ‘수상한 3부작’을 완성하는 작품이다. 외갓집에 맡겨진 어린 남매의 시선으로 유년기의 기억을 그린 ‘수상한 외갓집’, 40대 여성예술가들의 현실과 꿈을 담은 ‘수상한 놀이터’에 이어, 이번 공연은 ‘기억’을 키워드로 해 삶과 죽음, 세대와 세대를 잇는 ‘기억의 꽃밭’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수상한 외갓집’에서 손주들을 돌보던 집 지킴이 귀신들이 이번에는 아내의 제사상을 혼자 차리는 할아버지 곁을 지킨다. 그리고 그 제사상 앞에는 외갓집으로 가출한 사춘기 손녀 ‘연이’가 함께 앉는다. 할아버지가 평생 아내를 위해 가꾼 꽃밭은, 세월이 흘러 ‘기억의 유산’이 돼 남겨진 가족을 위로하고 사라진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