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근원물가지수가 다시 1%대로 내려앉았다. 결국 지난해 근원물가지수를 2%대로 유지하게 했던 요인은 담뱃값이었던 셈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상승하는 데 그쳤다.
근원물가지수란 소비자물가에서 식료품, 에너지, 이상기후 등 변동폭이 큰 품목들을 제외한 지수다. 들쑥날쑥한 품목들을 제외했기 때문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기 좋은 지표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물가지수는 2014년12월 1.6% 상승한 이후 ▲2015년 1월 2.4% ▲2월 2.3% ▲3월 2.1% ▲4월 2.0% ▲5월 2.1% ▲6월 2.0% ▲7월 2.0% ▲8월 2.1% ▲9월 2.1% ▲10월 2.3% ▲11월 2.4% ▲▲12월 2.4%로 계속 2%대를 나타냈다.
우영제 물가동향과장은 "담뱃값이 지난해 1월부터 인상됐는데 기여도 측면에서 볼 때 약 0.58%포인트였다"며 "인상 효과가 소멸한 부분이 근원물가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근원물가지수를 연간으로 보면 2012년 1.6%, 2013년 1.6%, 2014년 2.0%, 2015년 2.2%로 오르는 모습을 보이다가 올 1월 1.7%로 떨어졌다.
두 달 동안 1%대의 상승세를 나타냈던 소비자물가지수도 다시 0%대로 주저앉았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거의 1년간 0%대에 머물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1월 1.0%, 12월 1.3%를 기록한 뒤 다시 0%대로 떨어진 것이다. 2015년 1월 상승한 담뱃값은 지난해 내내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왔다.
물가상승은 낮은 폭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심상찮다. 품목성질별 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소고기(14.0%), 양파(117.2%), 마늘(41.0%), 파(49.9%), 피망(37.7%)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4.2%나 상승했는데 신선어개가 1.3%, 신선채소 9.6%, 기타신선식품은 36.6%나 각각 올랐다.
집세를 포함한 서비스도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전세가가 4.2%나 올라 집세가 2.9% 뛰었고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가 각각 2.2%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중에서는 시내버스료(9.6%), 하수도료(23.4%), 전철료(15.2%) 등이 고루 올랐고 공동주택관리비(4.1%),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식사비(5.0%) 등이 오르면서 개인서비스도 상승했다.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반드시 이용해야만 하는 서비스들이 대부분 오른 것이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음식·숙박(2.8%), 식료품·비주류음료(1.6%), 교육(1.8%), 가정용품·가사서비스(2.6%), 보건(1.3%), 의류·신발(0.6%)이 올랐고 저유가의 영향을 받은 교통(-2.2%), 주택·수도·전기·연료(-0.1%)는 하락했다.
지난해 2%대를 유지했던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진 것은 2014년 12월(1.6%)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