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소폭 올랐지만, 소비가 2개월 연속 줄어 연초 소비절벽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말로 승용차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면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에 비해 1.2% 증가했다.
그러나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가 0.1% 감소해 11월(-1.0%)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승용차 등 내구재(3.8%)가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의 판매가 각각 -5.0%, -0.4% 줄었다.
김광섭 경제통계국장은 "12월이 평년에 비해 4℃ 가량 따뜻해서 겨울의복과 난방용품 판매가 부진했다"며 "통신기기 판매의 경우 10월에 아이폰6가 출시돼 판매가 좋았기 때문에 12월에는 신규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진작정책으로 소비가 한 단계 올라선 이후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소매판매의 지수 자체는 1116.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기저효과적 측면에서 두 달 연속 소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승용차 판매다. 승용차 판매를 제외했을 경우 소매판매가 -2.1%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개소세 인하 효과로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나타냈지만 이제는 자동차 구입 유인이 사라지면서 그래프가 급격히 꺾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소매판매가 3.4%로 2014년 1.7%의 두 배를 나타낸 것 역시 승용차 판매 증가가 이끈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승용차 판매가 약 20%, 저유가로 인해 차량연료 소비도 4.2% 늘었다.
김 국장은 "12월까지 개소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 판매가 좋았는데 1월 이후에는 이러한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따라 전체적인 소매판매 수준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매업태별 전년 동월 대비 판매를 보면 승용차·연료소매점(17.2%), 무점포소매(4.1%), 대형마트(1.2%)가 증가했고 백화점(-4.1%), 전문소매점(-4.1%), 편의점(-1.8%) 등은 감소했다.
백화점은 지난해 10, 11월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판매가 증가했지만 연간 기준(-2.3%) 부진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연간 6.6% 성장했지만 2015년 1월 담뱃값 인상으로 2014년 12월 담배 사재기가 성행하다보니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12월 편의점 판매는 19.4%나 뛴 바 있다.
12월 광공업 생산은 화학제품(4.7%), 석유정제(7.3%) 등이 늘어 전월에 비해 1.3%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운수(2.9%), 예술·스포츠·여가(6.0%) 등에서 늘었지만 도소매(-1.0%), 금융·보험(-1.2%) 등이 줄어 보합세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늘어 전월에 비해 6.1%, 국내기계수주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고루 수주가 늘어 전년 동월 대비 35.6%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공사 실적이 늘어 전월에 비해 7.4%, 전년 동월 대비 12.2% 늘었다.
한편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전월 대비 0.1%포인트, 0.5%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