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중국 당국의 어설픈 시장개입이 증시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중국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시장 질서를 무시한 중국 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이 중국 금융시장의 패닉을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의 인위적 개입이 시장의 보복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일 주가가 6.86% 급락하자 다음날 곧바로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시장에 개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떠받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대주주들의 지분 매각 금지 시효를 연장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시장은 거꾸로 반응을 했다. 상하이증시는 7일 7% 이상 폭락했다.
국제통화기금의 중국 책임자였던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학 교수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지금 그동안 그다지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시장 자유화를 진행시켜 왔다. 아직까지 시장과 경제에 대해 강한 정부 통제력을 지니고 있다. 중국은 지금 시장에 대한 통제를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 데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중국 증시 폭락은 중국 증시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라며 “투자자들에게 정부의 모든 부양조치가 먹히지 않는다는 기분 나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또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통해 수출은 유지하고, 증시 부양을 통해 자금이탈을 방지하는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아울러 중국 지도층이 주식시장보다 경제 성장을 더 중시한다고 진단했다.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데이비드 추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전략가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은 그동안 부양책을 통해 증시 안정을 유지했지만 결과적으로 금융 시스템 전반을 취약하게 만들었다”며 “단기적인 이득을 취하고자 장기적인 고통을 키운 셈”이라고 말했다.
FT는 지난해 8월 증시 폭락 당시 중국 당국의 시장개입을 환기시키면서 “지난해 주식시장을 활보한 망령들이 올해 다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스탠더드생명의 국제 전략가인 앤드류 밀리건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경제 지표들뿐 아니라 정책입안자들의 종합적인 사고능력의 결여로 인해 세계 경제 상태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