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서방의 경제제재와 국제유가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러시아 경제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러시아 연방통계청(FSSS)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 연속으로 수축하면서 깊은 경기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SSS가 이번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줄어들었다.
러시아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를 당한 가운데 주요 수출품 석유 가격 급락으로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 4월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가 입는 경제적 손실이 약 1000억달러(약 116조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지난해 국제유가가 60% 이상 하락하면서 입은 손실도 약 900억~1000억 달러(약 105조~1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0억달러에 달하는 국부손실로 러시아 루블화는 반 토막이 나고, 물가상승률은 치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 GDP 발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GDP 하락 폭이 지난 2분기 GDP가 4.6% 떨어진 데 비하면 0.5%포인트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러시아 경제가 바닥을 친 뒤 다시 반등하려는 양상이라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의 '이코노믹 엑스퍼트 그룹(Economic Expert Group·EEG)' 에브세이 구르비치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회복세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고 분석했다.
알렉세이 울유카예브 러시아 경제부장관은 "지난 6월과 7월에 러시아 경제가 바닥을 쳤다"며 "앞으로 낙폭이 줄어들면서 2016년 2분기에는 성장 궤도로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같이 낙관적인 전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이번 경기침체는 2년 이상 가지 않는다"고 강조한 데 힘을 얻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원유 가격이 배럴 당 50달러로 유지된다면 늦어도 2017년에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런던 '캐피탈이코노믹스' 리자 에오몰렝코 연구원은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고 있다"라며 "내년 경기에 대해 좋은 전망은 아니지만, 덜 나쁜 전망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현행 11%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러시아연방은행이 금융완화를 고려하고 있어 러시아 경제의 정상화에 가속이 붙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