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시내면세점 특허권 선정과 관련된 장소와 시간 등이 모두 결정됐다. 이제 남은 관문은 각 기업별 '사업계획발표'(PT)다.
12일 관세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면세점 3곳과 부산 면세점 1곳을 운영할 사업자 프리젠테이션(PT) 장소로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이 결정됐다. 심사 결과는 이르면 14일 오후 7시께 발표될 예정이다.
각 업체에서는 각자의 장단점 분석 등을 토대로 PT 자료를 만들고, 예상 질문을 뽑는 등 관련 정보 수집에 분주하다. 현재까지 롯데면세점은 이홍균 대표, 신세계디에프는 성영목 사장, SK네트웍스는 문종훈 사장, 두산그룹은 동현수 사장이 PT 발표자로 나선다.
기업별 PT 시간은 5분이며, 이후 20분간 심사위원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질의 응답은 20분을 초과하면 마이크가 자동 꺼지는 방식이다.
평가 항목은 운영인의 경영능력(300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150점)다. 총 1000점 만점이다.
◆롯데면세점, '글로벌 TOP3' 수성 올인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최초로 글로벌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세계 면세시장 3위의 자리에 오를 정도로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고 있다.
소공점은 지난해 매출은 1조9763억원으로 서울시내 6개 면세점의 지난해 총 매출액(4조3502억원)의 45.4%를 차지한다. 35년간 이어온 롯데면세점의 상징이며 핵심 사업이다.
월드타워점은 매출액이 6000억원 규모로 소공점에는 못 미치지만 롯데월드타워라는 롯데그룹의 상징성과 향후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쉽게 내줄 수 없는 입장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기존 면세점 두 곳 모두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총 매출은 3조9494억원으로, 시장점유율 50.69%에 이른다. 즉 롯데면세점은 우리나라 면세점의 역사이자, 국내 면세업의 대표 브랜드다.
◆SK네트웍스, 동대문-워커힐 잇는 '동부권 관광벨트'
SK네트웍스는 기존 워커힐 면세점은 지키고, 롯데가 기존 운영하던 롯데 월드타워점을 겨냥했다. 동대문을 시작으로 워커힐을 거쳐 평창까지 이어지는 '이스트 서울/이스트 코리아'(East Seoul/ East Korea)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동부권 관광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리뉴얼이 한창인 워커힐 면세점은 올해 말 그랜드오픈 이후 매장 면적(1만2384㎡)이 대폭 확대돼 쇼핑환경이 개선된다. 관람차·분수쇼 등 새로운 랜드마크 신설로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리조트로서의 가치가 향상될 전망이다.
또 쿠쿠 등 국산품 발굴과 육성 선도, 업계 최초 중소기업 전용매장 '아임쇼핑' 운영 등 모범적인 상생면세점으로서 면모를 더욱 발전시키는 등 지역 문화시설 및 축제 활성화에 대한 투자와 지원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동대문 진출에 대해 동대문의 잠재력을 실현시킬 '11대 약속'을 새롭게 공개했다. SK네트웍스는 SK만의 상생 노하우와 ICT 역량을 기반으로 지역상생, 중소상생, 관광인프라 구축 분야 등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상생을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
◆신세계, '남대문'을 한국판 침사추이로
신세계는 면세점 입지로 정한 본점을 중심으로 주변의 남대문시장까지 포함하는 지역을 도심 면세특구로 지정해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관광객 분산보다는 서울 도심의 관광·쇼핑시설을 체계적·집약적으로 만들어 유커를 포함한 관광객이 도심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선 한국은행 앞 노후한 분수대를 서울판 '트레비 분수'로 조성하고 주변을 관광객 쉼터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분수광장 주변의 지상·지하보도 조성해 도보로 한국은행·화폐박물관-중앙우체국·우표박물관-분수대-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남산길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관광코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명동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남대문 상권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전자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폴 거리'도 만들 계획이다. 또 회현 지하쇼핑센터를 리뉴얼해 도보 이동 중에도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남대문시장 내에는 '한류 먹거리 특화거리'를 조성한다. '도깨비夜! 시장에서 놀자!' 프로젝트를 통해 남대문시장을 한국을 대표하는 야시장으로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두산, '동대문'과 대기업 상생모델
두산의 가장 큰 강점은 동대문이라는 좋은 입지조건과 인프라다. 연간 710만명의 외국인이 찾는 동대문으로 면세점 이용자는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기존 쇼핑몰은 그대로 유치한 채 다른 층을 면세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상생형 면세점으로, 동대문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특히 두산은 면세점 내 매장 및 면세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 업체 등 주변 경제주체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두산은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해 'K-Style' 타운 조성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추진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탐방 프로그램 운영 ▲심야 면세점 운영(현재 검토 중)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브랜드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산타워에서 발굴하고 육성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판로도 지원하고 영업이익 일정액을 지역에 환원하는 계획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제품 판매 면적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갖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