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오종택 정성원 기자 = 한국이 선발 장원준(두산)의 호투에 이어 7회 이후 타선이 폭발하며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 첫 승을 올렸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55분 대만 타오위안 야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도미니카공화국과의 B조 예선 2차전 경기에서 10-1로 대승했다.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개막전에서 0-5 완패를 당했던 한국은 이날도 세계랭킹 6위 도미니카를 맞아 경기 중반까지 고전했다.
경기 시작전부터 변수가 속출했다. 앞선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경기가 우천으로 지연돼 예정된 시간보다 55분 늦게 경기가 시작돼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는 톱타자 이용규(한화)가 급체로 라인업에서 제외되면서 정근우(한화·2루수)가 톱타자로, 민병헌(두산·중견수)을 2번 타자로 기용하는 변수가 생겼다.
설상가상 민병헌이 1회초 1사에서 다리에 공을 맞아 부상으로 온전치 않은 이용규와 교체됐다.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이어졌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선발 장원준이 호투를 이어가며 대표팀을 안정시켰다. 장원준은 7회까지 82개 공을 던지는 효율적인 투구로 탈삼진 7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1볼넷 1실점했다. 5회 유일한 실점도 수비 실수가 깔린 아쉬운 실점이었다.
타선은 7회 이후 10안타(2점 홈런 포함)를 집중시키며 대거 10득점했다. 이대호는 7회 역전 투런포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을, 김현수도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톱타자로 나선 정근우도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교체 출장한 이용규는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은 득점때까지 장원준의 호투에도 타선이 침묵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도미니카 좌완 선발 루이스 페레스에게 철저히 막히며 6회까지 1안타에 그쳤다. 득점권에 주자를 한 번도 내보내지 못했다.
한국이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동안 도미니카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5회말 선두타자 윌킨 라미레스가 때린 중견수 방면 타구가 이용규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지며 2루타가 됐다. 이어 안데르손 펠리스의 적시타로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0-1로 리드를 내줬다.
한국 타선은 페레즈가 내려간 뒤에야 터졌다. 7회초 이용규가 바뀐 투수 프란시스코 론돈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처음으로 선두타자가 살아나갔다. 김현수의 땅볼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도미니카 더그아웃은 일본시리즈 MVP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론돈을 내리고 우완 미겔 페르민을 투입했다. 하지만 페르민은 이대호의 적수가 못됐다. 이대호는 페르민의 2구째를 때렸고, 이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이 됐다.
2-1로 경기를 뒤집은 한국은 8회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1사에서 강민호와 김재호의 연속 안타에 이은 정근우의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이용규의 행운의 내야안타로 만루 기회가 이어졌다. 이어 김현수가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싹쓸이 3루타를 때려내며 6-1로 점수를 벌렸다.
끝이 아니었다. 앞선 타석에서 역전 투런포를 때렸던 이대호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김현수까지 홈으로 불러 들였다.
폭발한 타선은 9회에도 황재균과 강민호의 연속 볼넷에 이은 정근우의 2루타로 2점을 더 보탰고, 이용규가 정근우까지 불러들이며 10점째를 채워 도미니카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
한국은 장원준에 이어 정대현(1이닝)과 이현승(1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도미니카 타선을 잠재우며 첫 승을 신고했다.
대표팀은 12일 오후 1시 타오위안구장에서 베네수엘라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이후 14일 멕시코, 15일 미국을 차례로 상대한다.
8강에 진출하면 다시 일본 도쿄로 돌아와 토너먼트 일정을 치른다.
한편 개막전에서 한국을 완파한 일본은 멕시코와 예선 2차전에서 의외로 고전하며 9회까지 5-5로 팽팽히 맞서다 9회말 나카타 쇼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승째를 올린 일본은 B조 1위가 됐다. 멕시코는 베네수엘라전 승리 후 첫 패를 안았다.
한국의 세 번째 상대인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롯데에서 뛰었던 루이스 히메네스의 3안타 5타점 활약을 앞세워 미국을 7-5로 제압했다.
B조는 서로 물고 물리는 혼전 속에 한국과 멕시코, 베네수엘라, 미국이 각각 1승1패로 동률을 이뤘다. 도미니카는 2패로 최하위에 위치했다.
◇11일 B조 경기결과
▲미국 5-7 베네수엘라
▲일본 6-5 멕시코
▲대한민국 10-1 도미니카 공화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