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감기로 쉽게 오인되는 질병에 대해 노인과 소아를 기준으로 알아보았다. 이번호는 남자와 여자의 감기 유사 병증을 김진돈 한의학 박사(본디올 운제당 한의원장,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 한국노동 교육원 객원교수, 대한형상의학회 교수)의 도움으로 살펴보았다.
남자는 육체, 여자는 혈
한의학에서 남자 육체를 위주로 살아가는 존재다. 따라서 남자의 감기는 정신적인 것보다 육체적인 과로와 음주, 범방(犯房) 등으로 인한 손상이 크다고 본다.
심력(心力)이 모두 노고하여 기혈이 다 상하며 혹은 방사 후에 노력하거나, 노력한 후에 방사한 경우에는 쌍화탕 등을 체질과 향상에 따라 사용하며, 감기와 겸한 경우는 쌍화탕을 기본방으로 하여 담체는 패독산을 가미하고 방광체는 불환금정기산을 합방하여 쓰기도 한다.
여자는 혈을 위주로 살아가기에 음에 속하고 기가 많이 울체되는 편이다. 여자의 감기 치료법은 혈을 조양(調養)하면서 그 기를 소모시켜주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한열왕래가 있으면 감기라고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고로 기울이나 담음, 두풍, 독음무양증 등과 감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울(氣鬱)은 여자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행기시키는 향소산이나 행기향소산 등을 응용할 수 있고, 혈허유화한 경우는 보혈시키는 사물탕에 향소산을 가해미서 쓰기도 한다.
담음(痰飮)은 기울과 음식조절을 잘 못해서 생기기 쉬운데 이진탕이 기본방이다. 이진탕은 오심이나 구토, 한열왕래, 유쥬자통(流注作痛)하는 증을 다스려준다.
과부나 여승이 잘 걸리는 독음무양증
방광체는 기허습담이므로 이진탕과 평위산의 변방이며 내외를 조절하여 습을 제거하는 인삼양위탕을 가미해서 기본처방으로 삼으면 좋다.
두풍증은 원래 담음이 있거나 목욕하거나 한사를 받거나 바람에 오랫동안 누워 있어서 머리와 목덜미에 풍사가 침범하게 되면 생기게 된다.
목에서부터 귀,눈, 입,코, 이마까지 마비되어 감각이 없기도 한다.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거나 머리의 피부가 뻣뻣해서 감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코가 막히고 목소리가 무겁고 탁하며 감기 기운을 띄기도 하는데 이때는 양혈거풍탕이나 천궁다조산, 소풍산 그리고 추풍산 등을 사용하면 좋다.
독음무양증이 생기기 쉬운 과부나 여승은 억울하여 병이 생기는데 그 증세가 바람을 싫어하고 몸이 게으르며 잠깐 추웠다가 잠깐 더워지고 얼굴이 붉고 마음이 번거롭고 어떤 때는 땀이 저절로 난다. 이때는 시호억간탕 등을 응용한다. 이는 독음무양증으로 정욕이 동하여도 이루지 못하여 한열이 발생하는데 학질과 유사하다.
또 음혈부족으로 한열이 생기는 것과 자궁 제거수술을 한 경우에도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처럼 여자의 감기 증상을 호소할 때는 기울, 담음, 두풍, 독음무양, 음혈부족 등을 잘 감별하여 치료해야 한다.
노인 감기 사우나 안 좋아
남녀와 상관없이 노인이 감기에 걸렸을 경우, 땀을 많이 빼거나 심하게 토하거나 설사시키는 약을 사용하면 좋지 않다. 진액을 손상해 형(形)이 무너지기 쉬우므로 순한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노인은 기혈이 쇠약하여 맥박도 기혈이 쇠약한 맥이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피모, 근맥, 기육, 골수, 기혈, 진액 등이 부족해진 상태. 대개 음식 맛이 감소하고 정신이 혼미하며 유정과 몽설이 생긴다. 허리나 등이나 가슴 그리고 옆구리나 근골이 당기고 아프기도 한다. 여기에 조열이 나고 식은땀이 나고 가래이 성하고 해수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서 노화가 진행되어 정혈이 쇠약해지고 허로와 옹저가 잘 나타난다.
결국 노화나 허로, 옹저의 증상은 감기의 증상과 유사하므로 50세가 넘은 사람이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프고 기침을 한다고 해도 노화나 허로 그리고 옹저를 치료하는 보중익기탕이나 육군자탕, 고진음자 등을 참고하여 용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 예방 섭생법
무엇보다 감기는 예방이 중요한데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되는 섭생법을 참고해 항시 신경을 쓰면 환절기 감기를 거뜬히 이길 수 있다.
아침 저녁 쌀쌀한 환절기 날씨에는 기운이 상하지 않도록 특히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인체의 양기가 저장되는 부위로 배를 따뜻하게 하지 않으면 몸의 양기가 상하여 감기나 배앓이, 설사 등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호흡기가 허약한 사람은 건포마찰이나 매일 마른수건등으로 아침저녁으로 가볍게 마찰하면 피부와 폐가 단련되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여름에 더위로 상한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서 충분한 단백질 식품을 섭취한다. 생선이나 닭고기, 두부 등이 좋다. 녹황색 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혈액도 맑아지고 신진대사 기능을 할성화시켜 준다.
평소에 감기예방을 위해서 감귤이나 사과 감 등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는 제철의 과일을 수시로 섭취하면 이롭다.
특히 과로를 피하고 식사후 30분 정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혹은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은 소화를 돕고 전신의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정상적인 리듬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건조한 계절이므로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준다. 평소에 적절한 실내온도(20~22도), 적정습도(50~60%)를 유지하여 쾌적한 공간을 유지하도록 한다.
이밖에 피로를 풀어주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잠자기 전에 발목 부위까지 냉온욕은 피로를 풀어주고 전신의 혈액순환을 도와 감기예방에 좋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과 손발을 청결히 하도록 유의한다.
감기에 걸려서 고생하는 것 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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