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118번째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환자가 사망하면서 보건당국의 유전자 검사 신뢰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증 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가 부정확한 메르스 검사로 치료 시기를 놓친 탓이다.
1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118번 환자 A씨(67·여)는 이날 오전 3시30분께 사망했다. A씨는 남편의 간병을 위해 머물렀던 평택 굿모닝병원에서 지난달 25~27일 이른바 '슈퍼전파자인' 14번(35) 환자와 접촉했다.
A씨는 보건당국의 평택 굿모닝병원 방문자에 대한 추적조사 과정에서 확인돼 지난 7~8일 메르스 검사를 받았지만 1·2차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이튿날인 9일 발열 증세가 나타나 수원 아주대병원을 찾았고 10일 의료진이 다시 의뢰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통보받아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고혈압을 앓고 있던 A씨는 보건당국의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사흘만에 결국 숨졌다.
환자의 객담(기관지나 폐에서 나온 분비물)이나 분비물에서 핵산을 추출해 바이러스 유전자를 찾는 메르스 검사는 검체의 질에 따라 검사 결과가 계속 뒤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91번(46) 환자의 초등학생 자녀(7)와 109번(39·여) 환자인 임신부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검사가 애초에 제대로 나왔더라면 기저질환을 가진 60대 후반 환자의 메르스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져 사망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당뇨, 신부전, 면역저하 환자를 메르스 감염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질환을 앓는 고령자는 감염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보건당국의 추적 조사 후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던 사람 중 메르스 환자가 추가 발병할 수 있는 얘기로도 해석된다. A씨의 사망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 중 사망자는 총 14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