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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특집] 세월호 1년…아직도 마르지 않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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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외치며 거리로 나온 세월호 유가족
악성 댓글에 ‘상처’…보상얘기에 또 ‘상처’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세월호 침몰참사 1주기인 4월16일이 다가왔다. 임계치를 넘어선 거대한 충격 때문에 우리사회가 참사 전과 후로 확연히 갈릴 것이란 이야기가 그간 수없이 나왔다. 재난 현장에서 속수무책이었던 국가, 승선인원도 모른 채 과적 선박을 출항시킨 부패한 관료와 선주, 팬티차림으로 제일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에 대해 국민은 분노하고 절망했다. 학생 246명 등 295명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본 국민은 사회 대개조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세월호엔 아직 실종자 9명이 남아있고 진상규명과 인양을 둘러싸고 사회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피해가족의 눈물은 마르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은 지금도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을 요구하며 일상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따금씩 인터넷에 올라오는 악성댓글에 상처받고 사고 후유증과 싸우는 것도 피해가족의 몫이다.

◆‘진상규명’ 외치며 거리로 나온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거리에서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다.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이라는 구호가 '특별법 시행령안 철회'로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곤 1년 전과 다를 바 없는 하루하루를 광화문과 진도, 안산 분향소에서 보내고 있다.

지성이 아빠 문종필(54)씨도 거리로 나온 유가족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유가족이 자체적으로 만든 방송 '416 TV'에서 영상을 찍으며 4·16가족협의회 활동을 돕고 있다.

다른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진상규명 활동에 매달린 지 1년. 몸이 점점 앙상해지고 체력도 떨어지지만 그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고 있다.

문씨는 "1년이 지났지만 세월호는 물속에 여전히 잠겨있고, 9명은 돌아오지 못했고, 아직도 부모들은 아이들이 왜 하늘나라로 갔는지 모른다"며 "하늘에 있는 지성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 활동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각지에서 간담회를 열어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을 호소하고 있는 동혁 엄마 김성실(50·여)씨에게도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다.

4·16가족협의회에서 대외협력분과위원장을 맡고있는 김씨는 특별법 시행령안 철회와 선체인양을 촉구하며 지난 4일 삭발까지 했다.

김씨는 "유가족 대부분은 정치도 모르고 어떻게 싸워야 할지 모르는 착한 사람들"이라며 "그러나 사고 후 정부와 언론은 선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에게 너무 잔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실을 밝히기도 전에 돈 이야기부터 꺼내는 정부 앞에서 유가족들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삭발이라는 방법을 택했다"며 "제발 이 머리가 다 자라기 전에 선체를 인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악성 댓글에 상처, 보상 얘기에 또 상처

인터넷 상에 올라오는 희생자에 대한 악성 댓글과 게시물, 정부의 성급한 보상논의도 세월호 피해가족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2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에 단원고 희생자를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린 김모(20)씨와 조모(30)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 등은 인터넷에서 산 단원고 중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리면서 '친구 먹었다'고 했다. 어묵(오뎅)은 인터넷 상에서 희생자를 비하하는 은어다.

김씨 등은 "주목받고 싶어 그랬다"며 범행동기를 밝혔지만, 유가족과 생존학생은 어묵이 상징하는 의미 때문에 극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김모(59)씨는 "처음엔 그 게시물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가 나중에 설명을 듣고 심장이 철렁했다"며 "아무리 세상이 험악해도 그렇지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어 주저앉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달 31일 정부가 협의없이 피해자에 대한 억대의 보상액을 발표한 것도 유가족에겐 상처가 됐다. 정부가 돈 얘기로 유가족이 지속적으로 주장한 진상규명 논의를 덮으려한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참사 1년이 지나도 아무것도 못 밝히고 있는데 진상 규명부터 하는 게 참사 희생자와 피해 가족들에 대한 예의"라며 "더이상 유가족을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아직도 트라우마·생존과 싸우는 화물차 기사들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조해 '파란 바지의 의인'이라 불리는 화물차 기사 김동수(50)씨가 자택에서 자해했다가 가족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되는 일이 생겼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살아남았기'에 겪어야 하는 생존자들의 고통과 불안한 심리 상태가 재조명받고 있다.

김 씨는 "아무 쓸모없는 손이기 때문에 없애버리려고 했다"며 "손이 자기 맘대로 움직이기도 한다. 이 고통은 본인밖에 모른다. 병원 가도 약만 줄 뿐"이라고 자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생존자들이 다 보상받은 줄, 고통에서 빠져나온 줄 아는 데 절대 아니다. 학생들 볼 때마다, 창문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생각나는데 어떻게 잊으라고 할 수 있느냐"며 생존자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제주도는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지난달 10일부터 의료법인 연강의료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7월31일까지 세월호 피해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트라우마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시설도 아니고 그 기간도 6개월로 한시적이다.

김동수씨는 "사고 후 병원을 네 차례나 옮겨 다녔다"며 "제주 상담소는 일주일에 두 번, 1~2시간 정도밖에 상담을 받지 못하고 대기 시간도 길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세월호 특별법 33조에 근거해 안산트라우마센터 제주분소가 설치돼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지만 지난 1월 문을 연 제주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를 이용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1월27일 제주대병원이 위탁받아 전국에서 13번째로 문을 연 제주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정신질환자의 재활 지원과 자살예방 등이 주요 업무다.

직접 환자를 치료하는 기관이 아니라 기존 제주시와 서귀포시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총괄하는 관리·감독 기관에 가깝다는 게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식 개소 전 세월호 생존자들에게 요가학원이나 심리치료 기관을 소개해주는 수준의 업무를 한 적이 있을 뿐 올해 배정된 예산 7억6888원 가운데 세월호 생존자들과 관련한 사업도 포함되지 않았다.

제주광역정신증신센터 관계자는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환자들에게 직접 서비스보다는 간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이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라며 "세월호 생존자들과 관련한 업무를 지시받거나 제안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세월호 피해 상담소는 정부의 지원을 받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도 차원에서 임시 조치한 것으로 운영 기간이 끝나는 7월말 이후 대안은 현재까지는 딱히 없는 상태"라며 "생존자들의 안정적이고 집중적인 치료를 위해서 제주에 별도 트라우마센터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로 잃어버린 재산 등 물질적인 배·보상도 생존자들에게 시급하다.

제주 생존자 24명 중 20명은 화물차 기사다. 이들은 사고로 생계유지 수단인 차량을 잃어버렸다.

지난 6일 제주도청에서 해양수산부 세월호 배상 및 보상 지원단 주관으로 열린 세월호 배·보상 설명회에서도 참석자들은 까다로운 배·보상 절차 등 정부 방침에 많은 불만을 토로했다.

오용선(53) 제주도 세월호 화물차·생존자 대책위원장은 "화물차 기사는 전 재산이 바닷속에 있다.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하니 힘들어도 다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아직도 일을 못 해 병원에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오 위원장은 "화물차 기사들이 외면당하고 있다"며 "살아나온 게 죄인가? 우린 아무 죄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존자이자 아내를 잃은 유가족이기도 한 A씨는 "부인과 함께 가게를 꾸려왔지만, 사업자등록증이 내 이름으로 돼 있어 아내의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미비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부 화물차 기사들은 보다 정확한 배·보상을 위해서 세월호 인양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수씨는 "차 안에 현금 수 백만원을 놔둔 기사도 있고 차 안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옷가지며 물건들이 엄청나다"며 "인양을 해야 피해 수준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사고로 인한 제주도민 피해자는 승선자 29명 중 사망자 2명·실종자 3명·생존자 24명, 차량 피해는 화물차 23대·승용차 12대 등 35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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