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1년 전 4월 우리 사회에 큰 슬픔을 안긴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에게 정부의 역할, 국가의 역할에 깊은 의문을 품게 한 사건이었다. 참사에 대처하고 사후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어째서 정부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가 하는 회의에 휩싸여야 했다.
“정부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진솔한 마음을 가지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느끼면서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 번지르르한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러나 연말정산 증세 대란을 비롯해서 담뱃값 인상, '십상시'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총리 및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 등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은 우리 정부가 전혀 그러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과연 그럴 능력이나 의지가 있었는지조차도 의심하게 만들었다.”(7쪽)
한국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원로, 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이정전 교수의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는 이처럼 국민의 요구에 정부와 정치권이 번번이 실망을 안기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책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의 의사를 완벽하게 수렴할 수 없는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맹점을 짚어보고, 정부와 정치권이 힘 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게 되는 원인을 관료의 행태와 지대추구 행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또한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고 정부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환경세와 토지세를 강화하는 조세 개혁을 제안한다. 398쪽, 1만8000원, 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