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예멘 대통령위원회는 외무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예멘의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부가 5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총리를 경질했다. 미영 연합군의 후티 지역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어서 예멘 내전의 악화가 예상된다.
예멘의 대통령위원회는 아흐메드 아와드 빈 무바라크 기존 외무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하고 마인 압둘말리크 사이드 총리는 대통령 고문으로 전보시켰다고 예멘 관영 사바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예멘 대통령 위원회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지만 정부는 이번 인사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빈 무바라크 신임 외무장관은 앞서 주미 예멘대사, 대통령실 참모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유엔 주재 예멘 대사와 외무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절친한 사이로 2018년부터 6년간 총리를 역임한 사이드의 후임으로 일하게 되었다.
예멘 대통령위원회는 이번 인사에 대해서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예멘은 2014년 이란의 후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와 북부지역을 점령하면서 사실상 두개로 갈라져 내전을 계속해왔다.
후티 반군이 전국을 점령하지 않도록 사우디 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이 몇 달 뒤 예멘에 개입했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가 존속하도록 지원해왔다.
이 전쟁으로 가뜩이나 빈곤한 아랍국가 예멘은 세계에서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의 나라가 되었다. 그 동안 전투원과 민간인들을 포함해서 15만명 이상이 살해당했다.
최근 몇 달 동안은 이 내전의 교착 상태에서 출구를 찾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후티반군과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그 동안 깨졌던 평화협정의 복원을 위해 긍정적인 회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상을 비롯해서 예멘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더 폭넓은 노력이 느리지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10월부터 이런 협상들은 중지되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시작하면서 홍해의 미국이나 이스라엘 관련 선박들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후티의 공격으로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은 아프리카 케이프타운으로 우회하며 세계 해운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미국과 영국은 예멘의 후티 지역에 대한 합동 공습작전에 나서서 후티 거점 수십 군데에 폭격을 가했다.
이처럼 예멘의 전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 총리가 어떻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행할지 주목된다.
예멘 정부의 총리 경질은 후티 반군을 분노하게 해 양측의 대립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임 무바라크 총리는 2015년 후티 반군에 납치돼 며칠간 억류된 경험이 있으며 후티 반군의 강력한 적수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