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하명중 감독이 새로운 청춘 멜로물을 내놓았다.
하 감독은 1965년 KBS 탤런트로 데뷔해 영화 ‘너와 나’(1967)를 시작으로 약 75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세 번 수상하는 등 연기파 배우로 각광받았다. 1983년 영화 ‘엑스’를 연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차지하였으며 일년 뒤 영화 ‘땡볕’(1984)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세계영화제에 물꼬를 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후 17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2007)를 통해 우리네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던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며 평단에게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행복한 눈물을 선사, 제15회 한국최고인기연예대상 영화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겸 감독인 그는 이번 신작으로 여전히 살아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영화 ‘주문진’은 마치 한 편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러브 스토리를 바탕으로 김기범, 황보라 두 청춘 배우들을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영화는 어떤 의도로 연출을 하게 됐나.
늘 힘이 없을 때 주문진을 찾아가면 아침에 뜨는 해와 같이 다시 살아나곤 했다. 지난 2년 전에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마지막으로 촬영하면서 주문진을 갔는데 뭔가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뭔가 시작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주문진’이라는 이름으로 이 작품을 기획 하게 됐다.
‘주문진’이라는 지명을 제목으로 한 이유는.
어떤 연고가 있는 건 아니다. 영화를 하는 동안 전국을 많이 돌아다녀 봤지만 주문진이 인심이 좋다. 자연경관도 너무 좋고. 주문진의 자연이 영화 속에 다 자유롭게 담겨져 있다. 그래서 주문진이란 제목을 정하게 됐다.
한국영화사의 산 증인이다. 청춘 스타를 기용해서 로맨스영화를 만든 이유가 있는가.
이젠 행복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매 영화마다 새로운 배우들이 등장하고 많은 분들이 배우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범 씨와 보라 씨는 그 중에서도 훌륭한 인재다.
기범 씨는 내가 스무살 데뷔 할 때 모습과 비슷하고 나보다 재능이 아주 뛰어난 친구다. 황보라 씨도 매우 연기력이 뛰어나고 과거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캐릭터를 모두 버리고 지니를 만들어 냈다. 매우 노력했고, 체중이 8킬로그램이나 빠지는 등 고생이 많았다. 우리보다 먼저 강원도에 가서 사투리도 배웠다. 이제 아름다운 영화만 만들고 싶다.
영화를 보니 도가사상에 심취한 것처럼 보인다. 인생과 사회를 새롭게 조망하는 것이라고 봐도 좋은가.
세상을 점차 아름답게 보고 있다. 우리 모두가 경계에 서서 사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내일이 있고 희망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이 영화와 같은 이미지적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 영화는 그런 이미지 영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번 영화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어서 만들었다.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들 루저들이지만 결국엔 다들 행복해지지 않는가, 두 배우가 영화를 시작하고 나서 예뻐졌을 정도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영화다. 영화를 만든 나도 순수해졌다.
배우 둘 중에 누가 NG가 많고 애를 먹였나.
이건 과찬이 아니고 이 촬영을 지난해 9월15부터 11월15까지 많은 시간을 주문진에서 보냈다. 60일동안 스태프들이랑 두 배우가 한 시간도 이탈한 적이 없었다.
상당히 불가능한 여건이었다. 그 사이에 추석 명절도 있었지만 (배우들이) 가족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그 자리를 지켰고 또 두 배우가 촬영 중에는 금식을 하고 촬영이 끝나고 나서 식사를 했다.
약 8킬로에서 10킬로 사이의 체중들이 다 빠졌다. 그만큼 두 배우가 이 영화에 열중했다. 김기범 씨 같은 경우는 나 보다 훨씬 더 배우로서의 재능이 있고 집중력이 있다. 아마 한국영화계의 상당히 좋은 재원으로 앞으로 한국영화의 발전에 기여할 것 같고 그리고 황보라 씨는 내가 84년도에 ‘땡볕’을 만들면서 조용원 씨를 발탁했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아름답고 훌륭한 연기의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마 세계 영화계에 한국 영화를 보여 줄 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훌륭한 배우다.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힘든 건 즐거운 거다. 지난 9월14일 날 현지에 도착했을 때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촬영을 시작했고, 시나리오를 써 가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기획부터 그 단계가 마법 같다.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는.
미스터리에요, 미스테리인데, 사랑이 미스터리라는 거다. 우리의 꿈도 미스터리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소망과 기도는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새해 아침에 여러분들의 소망과 기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주문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믿을 수 있니, 우리가 서로를 찾아냈다는 거’라는 포스터 카피처럼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서로를 찾아낸다는 것, 이것은 하나의 길이고 하나의 소망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뉴문’이라든가 ‘트와일라잇’ 같은 경우도 한 소녀가, 아주 불우하고 외로운 소녀가 뱀파이어를 사랑한다든가, 이런 것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죽는다면 괜찮은 거 아니냐’는 한 소녀의 꿈. 이것처럼 그 어떤 희망과 꿈 그것을 받게 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무척이나 애썼다. 현장 분위기도 무척 좋았다. 우리 스태프들은 아주 젊고, 다들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이다. 영화는 돈으로 만드는 것이 절대 아니다. 창작이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지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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