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대만 지방선거는 4년에 한번 열리는데 6대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최말단 기초단체장까지 9가지 공직자를 한 번에 선출해 '구합일(九合一)' 선거로 불린다.
이번 선거를 통해 총 1만1023명의 공직자가 선출된다. 이를 위해 1만9825명의 후보자들이 경합을 벌인다. 대만 전체 유권자 수는 1930만명이고, 선거 관리에 동원된 인원만 30만명에 달한다.
이번 선거는 현 정권의 중간평가라는 의미가 있고, 2024년 차기 총통 선거 향방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초전 성격도 강하다.
이번 선거에서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의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여당의 지방 선거 패배는 차이 총통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민진당 정권 연장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만 지방 선거 쟁점은 대부분 국내 지역문제에 국한됐지만, 올해에는 중국의 대규모 군사 훈련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등 안보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안보 이슈가 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다. 올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방역 정책에 대한 현 정부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대만언론은 여당인 민진당은 반중 카드를 내걸어 국민당에 맞서지만 판도를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는 22개 지역단체장 선거인데 이중에서도 타이베이, 신베이, 가오슝 3개 도시 지역단체장 결과가 가장 주목받는다.
아울러 현재 선거 판세는 야당인 국민당이 전체 22곳의 지역단체장 중 13~15곳에서 우세한 상황이다. 여당인 민진당은 5~6곳에서만 우세를 차지한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는 12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이는데 장제스 초대 총통의 증손자 장완안 전 의원, 코로나19 방역 총책임자 천스중 전 위생복리부장(장관), 현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황산산(전 부시장)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15일 마지막 지지율 조사에서 장 후보는 36%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고, 천 후보와 황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25%, 24%다.
장 후보는 장제스의 증손이자 장징궈 2대 총통의 손자로 국민당의 ‘적자’로 친중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국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방역 사령탑이던 천 후보는 최근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선거와 함께 시민권을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국민투표도 함께 치러진다. 가결되면 젊은 유권자가 늘면서 대만의 미래 정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