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가혹한 시간
짐 데이비스는 전쟁에서 돌아와 경찰로 일하고 싶어 하지만 여전히 전쟁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다. 짐은 LA 경찰이 되길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는 일자리만 얻게 되면 모든 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멕시코인 여자친구 마타와 결혼해서 그녀를 미국으로 데려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의 곁엔 그와 마찬가지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단짝 친구 마이크가 있다. 마이크의 오랜 여자친구 실비아에게 얹혀사는 마이크에게 짐은 일자리 찾는 걸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결국 비열한 거리에서 헤맬 뿐이다. 그렇게 그들의 인생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제목처럼 한 남자의 가혹한 시간을 거칠고 불편하게 담은 영화 ‘하쉬 타임’은 미스테리를 숨긴채 한 남자의 암울한 상황과 작태들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이 남자의 현실의 근원을 향해 영화는 나아간다.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은 LA의 비열한 거리에서 우정을 그린 이 이야기를 10년 전쯤 구상했다. 두 주인공 짐과 마이크는 LA에서 자란 에이어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이다. 에이어는 이 작품은 우정과 성장에 관한 영화이며 경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하고 한 인간의 성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었으며 20대의 한 남자가 세상에 뛰어들면서 겪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트레이닝 데이’, ‘분노의 질주’, ‘S.W.A.T. 특수기동대’ 등 유명 작가로 성공하기 전인 20대 초반에 쓴 ‘하쉬 타임’은 감독이 10대 시절 자란 비열한 거리의 모습을 전쟁 후유증과 비주류 인물들을 끌어들이며 또 다른 ‘비열한 거리’를 만들어 냈다. 영화는 미국의 우울한 자화상을 담기 위해 지나친 조명이나 스타일리쉬한 촬영 기법 등을 거부하고 리얼하게 불편한 현실을 들춰낸다.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 압권
영화는 이해안가는 장면들의 나열 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절대적인 매력은 짐 데이비드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다.
‘다크 나이트’ 이후 헐리웃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크리스찬 베일은 ‘하쉬타임’에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인물 짐 데이비스를 연기한다. 그는 영화 내내 언젠가 일을 저지를것 같은 긴장감을 끊임없이 던져준다. 약간의 사이코적 기질과 도덕성이 결여된 그의 이중적 행동이 결국 그 자신을 파멸하게 만드는 어려운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찬 베일은 정점을 향해간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유일한 친구에게 운명의 종지부를 가련하게 애원하는 모습은 그가 왜 헐리웃 최고의 연기파 배우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크리스찬 베일과 함게 프레디 로드리게즈와 에바 롱고리아가 영화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로드리게즈가 연기한 마이크는 LA에서 자랐지만 절대 LA보이가 아니다. 그는 마약상, 갱들과 어울려 지냈지만 절대 그런 부류가 될 수 없는 인물이다. 가능성은 많은 친구이지만 늘 제자리걸음만 하고 파티와 술을 좋아한다. 짐과 친한 이유도 둘이 똑같은 부류이기 때문이다. 로드리게즈는 이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실제로 크리스찬 베일과 호흡을 맞추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한다.
골든글로브상에 노미네이트됐던 에바 롱고리아는 ABC의 히트작 ‘위기의 주부들’에서 라틴계 섹시한 미시 주부 가브리엘 솔리스 역으로 출연해 스타덤에 오르며 각종 잡지에서 섹시 스타로 선정된 그녀는 로레알, 펩시 등의 모델로도 활동하였으며 ‘하쉬 타임’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로 영화를 더욱 빛나게 했다.
푸른 강은 흘러라
감독 : 강미자 배우 : 김예리, 남철, 임선애

게이머
감독 : 마크 네벨다인, 브라이언 타일러 배우 : 제라드 버틀러, 알리슨 로먼, 아론 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