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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최고’를 향한 무한 경쟁과 폭발하는 광기 <더 노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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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는 경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대학 조정팀에 가입한 신입생 알렉스가 팀 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극한의 경쟁과 강박을 스릴러적 감성으로 담았다. <오펀: 천사의 비밀> 이사벨 퍼만이 주연을 맡았고, 로런 해더웨이 감독의 데뷔작이다. 제20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장편 영화상, 촬영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인디와이어 선정 2021년 최고의 데뷔작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위플래쉬>의 스포츠 버전


대학 신입생 알렉스는 경쟁에서의 승리에 대한 강박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일부러 못하는 과목을 선택해 최고 점수를 낼때까지 반복적으로 시험을 치는 모습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고 완벽에 도달하는 것으로 성취감을 느끼는 알렉스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교내 조정부에 가입한 알렉스는 아직 신입에 불과한데도 1군에 선발되고 빠른 시간내 최고가 되기 위해 광적인 집착에 사로잡힌다. 알렉스는 조정부 에이스인 동급생 제이미와 친구인 듯 아닌 듯 신경전을 벌이고, 애인에게도 감정을 터놓지 못하고 소홀해질 수밖에 없으니 인간관계는 엉망이고 고립적 세계에 점차 빠져들어간다. 

 


<위플래쉬> 사운드 에디터 출신 로런 해더웨이 감독의 대학 시절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위플래쉬>의 스포츠 버전으로 볼 수 있다. <위플래쉬>가 폭력적인 훈련과 탈락에 대한 공포, 우월감에 대한 광적 욕망이라는 예술적 성공의 이면을 심리 스릴러로 풀어낸 것과 마찬가지로 <더 노비스>는 스포츠 경쟁에서의 승리와 기록 갱신에 대한 병적 강박을 담았다. 예술혼과 함께 스포츠에서의 한계 극복 의지 또한 신화화됐지만 뒤집어보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극한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광기 없이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많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에서 그 광기를 ‘불굴의 정신’으로 미화해왔다면 <더 노비스>는 미화 없이 또는 미화된 이미지를 뒤엎는 시각이다. 동급생 제이미로 대표되는 노력하는 보통 사람들의 목표가 장학금 같은 뚜렷한 보상을 향한 것이라면, 알렉스에게 기록을 갱신하고 최고가 되는 것은 물리적 보상을 넘어서는 절대적 가치다. 제이미가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배고프다면, 알렉스는 아무리 먹어도 허기진 비정상적 위장을 가진 셈이다. 왜 그토록 승리와 1등에 집착하나? ‘미국은 왜 달에 가려고 했나?’라는 주제의 대화를 통해 알렉스는 그 이유를 간접적으로 밝힌다. 그것은 비합리적 비실용적이며 어떤면에서는 얄팍하고 유치한 본능이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속성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피와 땀이 범벅된 주인공의 헌신적 노력은 조정부의 팀원과 코치들에게 거부감을 주면서 인정 받기는 커녕 차별로 돌아오고, 스스로도 자기 만족이 아닌 자기 파괴적 심리 상태로 내몰린다. 알렉스가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이 초월적이고 추상적이라 마치 종교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고통으로 자신을 몰아가며 세속과 멀어지고 그 극한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느끼는 알렉스의 모습은 단순히 긍정과 부정으로 나눌 수 없는 곳에 위치한다. 위대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향한 병적 집착에 대해 영화는 결코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지만, 단순한 가치 평가의 대상도 아니다. 

 

 

 

감각적 영상과 사운드


조정이라는 스포츠의 신체적 움직임을 중심으로 인물의 강박적 심리를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하는 영상과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조정의 빠른 호흡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촬영과 연출은 물론, 기존의 틀을 깨는 다채로운 음악들로 장식했다. 실패에 대한 공포, 사회와 고립된 인물의 도취적 세계관을 상징적 표현들로 쌓아올린 감각적 묘사 또한 눈길을 끈다. 

 


<오펀: 천사의 비밀>에서 섬뜩한 두 얼굴을 지닌 에스더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사벨 퍼만이 주인공 알렉스 역을 맡은 점 또한 감상 포인트다. 비교적 작은 영화지만, 육체적 심리적 극한의 상황과 반사회적 감정을 숨기며 폭발적 욕망을 향해 달리는 인물의 섬세한 심리를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배우로서 화려한 성인식이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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