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공간의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는 건축 다큐멘터리 <위대한 계약 : 파주, 책, 도시>

URL복사

문화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 유일의 책을 위한 생태 도시 파주출판도시의 탄생 배경과 도시의 가치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및 제12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공식 초청과 더불어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예술공헌상을 수상했다.

 

 

 

연대의 발자취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위치한 국가문화산업단지인 파주출판도시는 30여 년 전 시작된 출판인들의 꿈에 건축가들의 새 도시에 대한 희망이 만나며 탄생했다. 군부독재 시절 책 만드는 사람들은 출판의 자유를 꿈꾸며 ‘책을 위한 공간’을 상상했고, 이기웅 열화당 대표, 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 김언호 한길사 대표, 고(故) 박맹호 민음사 대표, 윤형두 범우사 대표, 고(故) 전병석 문예출판사 대표, 허창성 평화출판사 대표 등 일곱 명의 출판인들은 북한산에 모여 책의 도시를 만들기로 결의했다. 이들의 ‘북한산 결의’는 승효상, 민현식, 영국의 플로리안 베이겔, 김종규, 김영준 등 다섯 명의 실력 있는 건축가들을 만나 1998년 현실로 이루어졌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위대한 계약’은 2000년에 체결된 출판도시 1단계 건축설계 계약의 공식 명칭이다. 이들의 오랜 염원을 실현시켜 줄 도시는 단순히 건물이 들어서는 현장이 아닌 철학과 가치가 담긴 공간이어야 했다. 그리하여 ‘공동성의 실천’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도시의 성공적인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위대한 계약’은 다섯 명의 건축가들이 작성한 도시 건축 마스터플랜을 따라 개별 건축의 특색이 살아있으면서도 도시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건축의 보물섬’을 탄생시켰다. 


출판도시가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은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멸종 위기종과 천연기념물,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도시 개발 당시, 파주의 생태를 최대한 원형대로 보존하고 싶었던 출판인들은 공사 진행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시 환경의 가치를 고집했다. 철새 도래지를 품은 한강 하류 저습지를 개발한 출판도시는 주변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도시 경관을 자연과 어우러지게 배치하는 마스터플랜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돼 살아 숨 쉬는 듯한 생태환경도시를 탄생시켰다. 영화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어울려 공존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한 출판인들과 건축가들의 소중한 가치를 전한다. 

 

 

 

도시에 대한 새로운 꿈


파주출판도시는 출판도시를 건설한 1단계 사업에 이어 영상과 미디어 산업을 흡수하는 2단계 사업에 착수했다. 한국영화사에 입지를 다져온 명필름을 비롯한 영화 및 문화예술 기업들이 둥지를 틀면서 종합예술도시로 한 단계 나아갔다. 


파주출판도시는 도시 건설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책의 기획부터 편집, 디자인, 인쇄를 거쳐 유통에 이르기까지 효율적인 출판 원스톱 체제를 갖췄다는 점과 아름다운 건축물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생태도시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출판계와 건축계의 놀라움을 샀다. 문화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파주출판도시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제6회 셰이크 자이예드 도서상에서 문화기술 부문 최고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공로를 인정받았다. 국제출판협회(IPA)와 유수한 건축 매거진을 비롯한 전 세계 매스컴들이 다투어 취재하고 나섰으며, 터키, 필리핀, 중국, 일본 등 외국 출판 관계자와 정부 관리의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영화는 수많은 한계 속에서도 공동성을 지향하며 생태문화도시를 일군 사람들의 연대의 발자취를 따라와 찬란한 도시의 변천사를 그리며 건축과 도시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제작 연출을 맡은 김종신, 정다운 감독은 2012년 건축전문 영화영상제작사 ‘기린그림’을 설립해 꾸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기린그림’의 영화는 건축을 넘어 그 안에 담긴 건축가의 정신과 건축 철학을 보여준다. 지난 2019년 개봉해 건축 다큐멘터리로서는 이례적으로 2만 관객을 돌파한 <이타미 준의 바다>는 ‘바람의 건축가’라 불렸던 재일 한국인 이타미 준의 삶과 공간을 담았다. 김종신, 정다운 감독은 제13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 건축문화공헌상을 수상하며 이 같은 작업의 공헌을 인정받기도 했다. 감독은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를 통해서도 건축과 도시의 철학에 집중한다. 영화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라는 두 개의 큰 축에서 진행되며 도시의 미래와 비전을 생각해보는 구조로 펼쳐진다. 그리고 관객에게 도시에 대한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든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與 차기 원내대표 주자들 발걸음 시동...이철규 출마 최대 관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 일정이 다음 달 초로 확정되면서 자천타천 거론되는 주자들 발걸음에도 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차기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으로서 192석의 거야를 상대하며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요구되는 자리다. 아직 출마 의사를 직접 밝힌 의원은 없지만 당내에서는 벌써 서너명의 이름이 압축적으로 거론된다.최대 관심은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의 출마 여부다. 이와 관련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개인의 명예나 이익을 위해 뛰는 사람보다는 당을 잘 되게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에 관해 말을 아끼는 분위지만, 주변에서는 차기 지도부로 역할을 염두에 둔 '몸풀기'라는 시각이 많다. 이 의원은 강원일보와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역할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아직 깊이 고민해 보지 않았다"며 "지금은 당선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아우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4선 반열에 오른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도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내 경험이 탄

경제

더보기
[특징주] 소프트캠프, 日 최대 IT 전시회 '재팬 IT 위크' 참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소프트캠프는 전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IT전시회 '재팬 IT 위크(Japan IT Week Spring)'에 참가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재팬 IT 위크는 일본 IT를 선도하는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클라우드 보안과 정보보안 등에 관련한 다양한 솔루션·서비스를 소개하고 최신 보안 이슈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다. 소프트캠프는 클라우드 섹션에 '제로 트러스트 텔레워크 보안 대책'을 주제로 참가한다. 제로 트러스트 기반의 웹 격리 보안 서비스 실드게이트(SHIELDGate)를 주력 서비스로 내세운다. 실드게이트는 일본 지자체 업무 단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용하는 데 있어 정보보호가이드라인이 요구하는 보안 조치를 충실히 준수한다. 리모트 브라우저 격리 기술은 내부망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을 안전하게 돕는다. 격리된 웹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 편의성과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망분리와 동일한 외부 위협 차단 효과도 제공한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 중심으로 권고하는 텔레워크도 제로 트러스트 기반으로 구현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용자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

사회

더보기
의대 교수들 오늘부터 사직...정부 “사직 효력 없을 것”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25일부터 병원과 진료과정에 따라 사직을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는 의대 교수들이 법적으로 사직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에 따르면 전국 의대 교수들 가운데 일부는 이날부터 사직에 들어간다. 의대 교수들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대해 지난달 25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이날로 1개월이 지나 민법상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3일 온라인 총회 후 "예정대로 4월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서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는 국립대 전임교수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어서 임용권자의 사표 수리가 있어야만 사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대학 총장 등 임용권자가 승인하지 않으면 사직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제출된 사직서라도 형식상 요건과 절차를 갖춰야 수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

문화

더보기
한 산림과학자의 집념과 끈기가 밝혀낸 아픈 역사의 민낯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이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우리 땅에 있는 전나무 노거수(老巨樹)들의 대부분이 일제에 의해 심어졌다고 주장하는 책이 출간됐다. 북랩은 국립산림과학원 출신의 산림과학자가 전국 곳곳에 있는 전나무 노거수들이 일제의 잔재임을 고찰한 ‘전나무 노거수는 일제의 신목이다’를 펴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환경은 전나무가 자생할 만한 생육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1980년부터 약 40여 년간 산림과학을 연구하고 강의해온 저자는 우리 남부지방 곳곳의 사찰에 전나무 노거수들이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이에 대한불교 조계종 24개 교구 본사와 조선 왕릉, 대관령 산신당,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통영 충렬사, 권율 장군의 묘소 및 각지의 공공시설을 답사하며 조사했다. 전나무가 가슴높이 직경 60~100cm 정도로 자라는 데는 80년에서 100년 이상이 걸린다. 저자가 답사한 각지의 전나무들 대다수의 크기가 이 가슴높이 직경에 해당했다. 즉, 이 전나무들이 사람에 의해 심어진 것이라면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중반까지 일제가 심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가슴높이 직경 60~69cm급의 나무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보아 일제강점기 중의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전나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