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가점 평균이 60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3인 가구는 사실상 만점을 받아야 서울 청약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무주택 기간이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짧아 가점 경쟁에서 밀리는 2030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25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13개 단지의 당첨 최저 가점(커트라인) 평균은 62.6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다.
지난 2019년 50.7점에 그쳤던 당첨 커트라인은 지난해 58.4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4.2점 더 올라 60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행 청약 제도에서 가점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더해 총 84점이다.
62.6점은 3인 가구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에서 모두 만점(64점)을 받아야 간신히 넘을 수 있는 점수다. 3인 가구의 경우 만점이 아니면 사실상 서울에서 청약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다.
무주택 기간이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2030 청년층은 가점 경쟁에서 밀리는 만큼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서울 인기 지역의 경우엔 커트라인이 더 높아진다. 서울 역대 최다 청약자인 13만1447명이 몰린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당첨 커트라인 평균은 69.4점이었고, 지난 6월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원베일리'의 경우 당첨 커트라인이 73.5점에 달했다.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대문구 용두동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가 지난 2019년 1월 분양 당시 당첨 커트라인 평균이 54.1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청약 경쟁률도 치솟았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4.4대 1로 지난해 청약경쟁률 79.0대 1에 비해 2배 넘게 뛰었다.
지난 3월 분양한 광진구 자양동 '하늘채 베르'로 27가구 모집에 9919명이 몰려 경쟁률이 367.3대1에 달했다. 올해 분양 아파트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다.
이외에도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337.9대 1), 관악구 '관악 중앙하이츠 포레'(217.9대 1), 성북구 '해링턴 플레이스 안암'(192.5대 1),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161.2대 1), 강동구 '고덕강일 제일풍경채'(150.2대 1) 등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만 6곳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존 아파트 가격이 치솟자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는 청약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수요자가 몰린 가운데 올해 서울 신규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청약 경쟁이 뜨거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서울 신규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내년에도 서울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청약 대기 수요는 많은데 분양 물량은 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내년에 대선 이벤트가 예정돼 있고 강력한 대출 규제까지 적용되는 만큼 청약 시장 쏠림이 계속돼 서울은 당분간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