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가 정치권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박 대표의 트레이드로 자리매김한 침묵의 정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한 번씩 내놓는 현안 발언으로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뿐 만 아니라 한국사회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주간 정기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내 놓은 법안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70% 가량 나오는 등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도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박 전 대표의 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로부터의 관심의 대상으로 떠 오르고 있다.
청와대 오찬 친박계까지 확대
청와대는 1월30일로 잡혀있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 중진 의원들의 오찬회동을 2월 초로 연기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1월16일 “의원들이 해외방문 일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일정이 늦춰질 것 같다”며“2월4일과 5일쯤으로 연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 기간동안 해외출장을 가는 의원들은 국제경기대회 지원 특별위원회 소속 박종근·허태열·안상수 등 중진 의원들이다. 이 대통령이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22명에게 오찬을 하자고 제안한 것은 단순히 밥만 먹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의 화합과 최대 현안인 2월 임시국회 대책을 논의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표가 선약으로 인해 30일 오찬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당·청간 화합을 위해 마련한 회동의 의미가 자칫 퇴색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30일이 확정된 일정은 아니었으며 더구나 박 전 대표의 선약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회동의 초점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만남 이었다는 점에서 관계자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법안 전쟁이 극한 대결로 치닺던 지난해 12월5일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법안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으로 ‘속도전’을 주문,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던 이후 만들어진 자리이기 때문에 당 관계자의 말에 무게감을 두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회동 대상에는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친박계 중진 의원인 허태열 송광호 최고위원과 홍사덕 김무성 박종근 이해봉 이경재 김영선 의원 등이 포함된 것도 박 전 대표쪽으로 힘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최고위원들과의 접촉만 해오던 것은 중진의원들로까지 범위를 확대한 것은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와 자연스러운 접촉으로 2월 임국회 쟁점법안 처리와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로 박근혜 확인
청와대측이 박 전 대표에 대한 관심 끌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에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인 지지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년 동안 여론조사한 결과를 종합한 수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지난 1년간 평균 지지율은 37.0%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지지율 30%대는 ‘국정 관리’는 가능한 수치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정책을 시작하기는 어렵지만 추진중인 정책을 유지·보수할 수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지지율은 지난해 1월30일 75.0%, 취임 직후인 2월26일 조사에서 83.7%의 압도적인 지지율에 비해서는 초라한 성적표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압도적인 지지율도 3월25일 48.1%로 반토막나더니 6월11일 15.2%로 10%대 지지율로 뚝 떨어졌다. 지지율이 반토막을 거듭한 이유로는 미쇠고기 수입, 강부자·고소영 내각 발표 등 몇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지난해 초 박 전 대표와 공천갈등을 겪으면서 지지율이 추락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이 결과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동력을 얻기위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와의 갈등 해소가 최우선 이뤄져야 한다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만큼 박 전 대표의 힘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민심 역시 친박계를 포함한 ‘거국내각’ 혹은 ‘박근혜 총리 기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언론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 입법전쟁이 마무리 되었는데 앞으로 한나라당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0.2%는 “경제 살리기 위한 국민 통합을 위해 거국내각을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37.6%는 “여권의 단합을 위해 박근혜 총리 등 통합의 정치를 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응답자 중 87.8%가 ‘거국내각’ 또는 ‘박근혜 총리 기용’ 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 복귀 등이 걸림돌
박 전 대표의 행보에 힘이 실려 있다고는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 전 대표가 차기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조심스러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으나 이 대통령과의 관계개선, 친박 내부의 결속력 강화 등에 신경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여전히 ‘한 지붕 두 가족’ 양태를 띄고 있으며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인 김무성 의원이 맹형규 정무수석과 서울 마포 한 호텔에서 가진 비밀회동으로인해 ‘친박 내부 결속력이 저하됐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박계 내부 결속력 강화를 위해 허태열 최고위원이 김 의원측을 견제하고 있다는 말까지 흘러다니고 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도 박 전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복귀할 경우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라 불리는 만큼 한반도 대운하 추진설이 지속적으로 불거질 수 밖에 없으며 박 전 대표로서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친박·친이간의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한 인사는 “이 전 최고위원이 정치재개를 한다면 여당의 불란은 당연한 일”이라며“이 대통령측이 이 전 최고위원을 입각시킨다면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에 정면으로 반박할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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