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07 (일)

  • 구름조금동두천 11.0℃
  • 구름조금강릉 14.2℃
  • 연무서울 12.3℃
  • 연무대전 13.2℃
  • 구름조금대구 15.0℃
  • 구름조금울산 16.1℃
  • 연무광주 15.1℃
  • 맑음부산 14.9℃
  • 구름많음고창 14.0℃
  • 구름조금제주 17.2℃
  • 구름많음강화 11.6℃
  • 맑음보은 12.4℃
  • 구름조금금산 12.9℃
  • 구름조금강진군 15.4℃
  • 맑음경주시 15.9℃
  • 맑음거제 13.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클리셰와 비틀기’의 익숙함을 넘어선 공포 스릴러 <아이 씨 유>

URL복사

뒤통수를 치는 영화적 트릭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적이 드문 미국 교외 도시의 숲에서 소년 실종 사건이 발생하고, 담당 형사인 그렉의 집에는 미스테리한 기운이 감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에 참여하는 등 공포 · 스릴러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담 랜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19년 파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수상작이다.

 

한 집에서 고립된 가족


혼자 자전거를 타고 숲속길을 가던 열 살 소년이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 자전거에서 분리돼 공중부양한다. 자전거만 남은 채 소년은 실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작은 교외 도시는충격에 사로잡힌다. 동일한 시그니처가 발견되는 등 15년 전 일어났던 아동 연쇄 살인 사건이 재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납치범은 이미 체포돼 수감중인 상태로 당시 범인을 직접 검거한 담당 형사 그렉과 파트너는 의아해하며 수사에 나선다. 
그렉은 의사인 아내 재키와 10대 아들 코너와 함께 커다란 고급 주택에 거주하지만 집안의 내부 분위기는 삭막하다. 재키가 아침식사로 구운 팬케익을 코너는 먹지 않는다. 


그렉은 아내가 나가고 난 뒤 거실 소파에서 잠을 깬다. 재키는 자신의 잘못으로 해체 위기에 빠진 가정을 봉합하려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며, 가족들은 그녀에 대한 배신감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다. 

 


한 집에 거주하고 있지만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던 가족들은 각자 집안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없어진 물건이 엉뚱한 위치에서 발견되거나, TV가 저절로 켜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말소리가 들린다. 


재키는 몇차례 가족에게 이 의심스러운 상황을 확인하려 시도하지만 그녀와 대화를 거부하는 가족들로 인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렉은 사건과 아내에 의한 스트레스로 수면제를 먹고 잠들기 때문에 밤새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헤드셋을 쓰고 게임에 빠져있는 코너 또한 마찬가지다. 

 

의외성과 설득력을 갖춘 반전


<아이 씨 유>는 가장 믿고 의지하는 관계가 흔들리거나 무너질 때 엄습하는 불안과 공포를 담았다. ‘집’이 공포의 공간이 되는 영화들이 그렇듯, 안정적 공간이 두려움의 공간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연쇄 아동 실종 사건은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와 친근한 이웃에 대한 안정감이라는 선입견을 깨트린다. 


그림 같은 집에 사는 의사와 경찰 부부는 겉보기에 행복한 중산층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해체 직전의 위기다. 엄마와 아내의 불륜으로 서로의 신뢰는 심각한 금이 가 있는 상태다. 대화를 나누기 힘들며 비밀을 간직한 이들 관계는 사건과 상황을 인지하거나 해결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 이유로 작용하면서 미스터리를 만든다. 이웃과 가정에 대한 불신, 그리고 공권력조차 의지할 수 없는 존재가 되면서 영화의 아름다운 마을과 저택은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공간이 된다. 


영화는 이 같은 현대인들의 위기감을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담았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인기척과 마을의 사건은 심령물을 의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중반부터 시점을 달리해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고 이야기의 국면이 바뀌면서 페이크다큐로 진행된다. 

 


마지막 반전은 범인과 사연을 밝히는 범죄물의 구성을 취한다. 결국, 장르의 변주를 거듭하던 이 영화의 정체성은 관객에게 정보를 숨기거나 오해하게 만들거나 또는 과도하게 집중하고 추리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트릭을 이용한 반전 영화인 셈이다. 반전의 반전으로 관객에게 몰입감을 준다는 점은 <아이 씨 유>의 결정적 매력이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전형적 장르물로 관객이 인식하도록 유도해 뒤통수를 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롤러코스터의 짜릿한 구간을 만나기 위해 진부한 연출과 효과로 이루어진 밋밋한 구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스토리와 장르의 반전이 의외성과 설득력을 어느 수준까지 갖추고 있는 점, 서스펜스 장치를 풍부하게 배치해 긴장감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점, 영화 전반의 떡밥과 트릭들이 전체 스토리와 유기성을 대부분 획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즐길만한 스릴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12·3 비상계엄 가담 공직자 조사 착수 전 자발적 신고하면 징계 안 한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직자가 조사 착수 전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6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발적 신고자에 대한 징계 면책·감면 기준을 마련했다. 국무조정실은 ‘자발적 신고자는 확실히 보호된다’는 해당 방침을 전 부처에 신속히 시달할 방침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며 “내란 가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단죄가 필요하다”며 ▲반인권적인 조사는 없어야 함 ▲자발적 신고에 대해선 감면·면책을 지시한 것에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이 기준에 대해 “헌법존중 정부혁신 TF(Task Force)의 활동이 처벌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자발적 신고를 통해 은폐된 사실을 밝혀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히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직자가 조사 착수 전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징계요구를 생략하고 필요하면 주의·경고 등으로 처리한다. 조사 착수 후 초기 단계에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